한국불교 태고종 종찰이다. 727년(성덕왕 26)에 창건하였으며 고려 공민왕 때 나옹(懶翁)이 중창하였다.
조선시대 선조 때에는 진묵(震默)이 중창하고 이곳에 머물면서 전국승려대조사(全國僧侶大祖師)로 추앙받으며 중생을 교화하였던 유서 깊은 절이다. 1945년 전까지는 지방굴지의 대찰이었으나 6·25 때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들이 완전히 소실되어 폐사가 되었다가, 호산(湖山)이 1963년에 대웅전과 요사채를 중건하고 1975년에 삼성각(三聖閣)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 · 관음전 · 칠성각 · 진묵전(震默殿) · 요사채 등이 있으며, 6·25전쟁 전에는 이밖에도 명부전 · 나한전 · 삼성루(三聖樓) · 천왕각(天王閣) · 동루(東樓) · 서전(西殿) · 일주문(一柱門) · 상운암(上雲庵) 등이 있었다.
문화유산으로는 1984년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된 진묵대사부도를 비롯한 몇 기의 부도가 있으며, 1979년에 세운 일붕선시비(一鵬禪詩碑)가 있다.
이 절에는 진묵대사와 해인사 대장경에 얽힌 설화가 전하고 있다. 이 절에서 수도하던 진묵은 자주 해인사를 내왕하면서 대장경을 모두 암송하였다 한다. 하루는 진묵이 제자를 데리고 급히 해인사로 갔는데, 그날 밤 대장경각 옆에서 불이 났으나 도저히 끌 수 없게끔 되었다. 이때 진묵이 솔잎에 물을 적셔 불길이 번지는 곳에 몇 번 뿌리자 갑자기 폭우가 내려 불길을 잡음으로써 대장경판의 위기를 구하였다는 일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