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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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시대에 현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 지역에 설치되었던 조창(漕倉).
개설
고려시대에는 전국에 13조창을 설치하고 조운(漕運)을 통하여 각 지방의 세곡(稅穀)을 개경으로 운반하였다. 부용창(芙蓉倉)은 전라도 영광과 그 주변 지역의 세곡(稅穀)을 모아 개경의 경창(京倉)으로 운송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내용
부용창은 고려 초기에 설치한 전국 12조창 중 하나로, 전라도 영광의 와탄천 하구 연안에 위치하였다. 고려 초기 성종 연간(981~997년)에는 부용창이 있었던 포구를 부용포(芙蓉浦)라고 불렀으며, 그 이전에는 아무포(阿無浦)라 하였다. 992년(성종 11) 개경까지의 수경가(輸京價, 조운선의 운반 비용)를 정할 때에, 부용창이 있었던 부용포에서 개경까지는 세곡 9석 당 1석의 운반 비용을 책정하였다. 부용창의 수세(收稅) 구역에는 전라도 영광과 그 속군현(屬郡縣) 등이 중심이 되었을 것이다. 부용창이 있었던 와탄천 하구에는 조선시대에도 법성창(法聖倉)이 조창으로서 기능하였다. 부용창이 있던 곳은 법성포창이 있던 법성포보다 와탄천을 따라 내륙으로 좀 더 들어온 현 영광군 법성면 입암리 지역으로 비정된다. 입암리 지역에는 고법성(古法聖)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또한 입암리에는 1371년(공민왕 20)과 1410년(조선 태종 10) 두 차례에 걸쳐 매향(埋香) 사실을 기록한 매향비도 전해지고 있다.
『고려사』에는 정종(靖宗) 때(10341046) 전국 각 조창에 배치할 조운선의 숫자를 정하면서, 부용창에는 1척 당 1000석의 곡식을 실을 수 있는 초마선(哨馬船) 6척을 두었다고 한다. 부용창에 모인 세곡은 서해안을 따라 개경의 경창으로 운송되었다. 부용창을 비롯한 13조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조창을 드나드는 세곡의 보관 및 운송과 관련된 실무를 담당했을 것이며, 13조창에는 판관(判官)이 임명되어 각 조창에서의 세곡 운송과 보관을 관리, 감독하였다. 인종 때(11221146) 개정된 외관(外官)의 녹봉 규정에 따르면, 13창의 판관에게는 20석의 녹봉이 지급되었다.
변천과 현황
부용창의 폐쇄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고려 말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폐쇄의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말기 남해안과 서해안 지역에 왜적의 침략이 극심해지면서 폐쇄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부용창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법성창은 조선 『성종실록』에 1472년(성종 3)부터 확인되고 있다. 세종 연간(1418~1450)의 상황을 반영하는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부용창이나 법성창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고 영광 지역의 조세는 나주 영산창(榮山倉)을 통해 경창으로 운반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즉 법성창은 15세기 중·후반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법성창은 부용창과 마찬가지로 와탄천 하구에 위치하였다. 부용창보다 약간 하류 지점인 현 영광군 법성면 법성포 지역에 법성창의 터가 남아 있다.
의의와 평가
부용창은 고려시대 전국에 설치된 13조창 중 하나로서, 전라도 영광과 그 주변 지역의 세곡을 모아 개경의 경창으로 운송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와탄천 하구에 위치했던 고려시대 부용창은 15세기 중·후반에 설치된 법성창으로 그 기능이 계승되었다. 그런데 1512년(중종 7) 나주의 영산창이 폐쇄되고 그 기능이 법성창으로 흡수되면서, 조선시대 법성포창의 수세 구역은 고려시대 부용창보다 훨씬 넓어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고려사(高麗史)』
『세종실록(世宗實錄)』 지리지(地理志)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고려시대 조운제도 연구』(문경호, 혜안, 2014)
『고려시대 교통운수사 연구』(한정훈, 혜안, 2013)
『영산강 뱃길과 포구 연구』(변남주, 민속원, 2012)
『한국사: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14(국사편찬위원회 편, 탐구당, 1993)
「조선 건국기 조운체제의 정비와 그 의미」(한정훈, 『진단학보』 120, 2014)
「영광 법성포 조창과 수군진의 변화」(변남주, 『도서문화(島嶼文化)』 44, 국립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2014)
「고려~조선전기 조창(漕倉)의 분포와 입지」(정요근, 『한국사학보』 57, 고려사학회,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