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류몽설화」는 대부분 문헌에 기록되어 전하는데,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자료는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태종춘추공(太宗春秋公)’ 조에 실린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김유신(金庾信, 595~673)의 여동생 문희(文姬)가 언니 보희(寶姬)의 꿈을 사고 나중에 무열왕의 아내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희의 꿈은 서악(西岳)에 올라가 오줌을 누었더니 그 물로 인해 서울이 모두 물에 잠기는 내용이었다. 같은 내용의 이야기가 『삼국사기(三國史記)』 권6에도 실려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권31에 경종비(景宗妃)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여기서도 경종(景宗)의 비 헌정왕후(獻貞王后)가 산에 올라가 오줌을 눠 온 나라가 물에 잠기는 꿈을 꾼 후 고려 8대 임금인 현종(顯宗, 991~1031)을 낳게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동국여지승람』 권12와 『고려사(高麗史)』 「세계(世系)」에 보육(寶育)과 진의(辰義)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여기서도 선류몽 모티프가 등장한다.
『삼국유사』 권1 「기이」 ‘태종춘추공’ 조에 김유신의 여동생 보희와 문희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느 날 보희가 서악에 올라가 오줌을 누었더니 서울이 모두 그 물에 잠기는 꿈을 꾸었는데, 이 꿈 이야기를 들은 동생 문희가 보희에게 비단을 주고 그 꿈을 샀다. 나중에 문희는 태종 무열왕 김춘추를 만나게 되었고 김유신의 지혜와 선덕여왕의 도움으로 김춘추의 아내가 되었다. 이처럼 어떤 여인이 높은 산에 올라가 오줌을 누고 그 오줌물로 인해 세상이 물에 잠기는 꿈을 꾼 후 왕후가 되거나 왕자를 낳는 내용의 이야기를 「선류몽설화」라고 한다.
『동국여지승람』 권31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는 고려 경종의 비 헌정왕후가 곡령에 올라가 오줌을 누니 온 나라가 물에 잠기는 내용의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에서 경종의 비는 꿈을 꾸고 그 뜻을 알기 위해 점을 쳤는데, 꿈의 뜻을 해석해 준 이는 경종의 비가 장차 왕이 될 자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경종의 비가 낳은 아들이 고려 8대 임금인 현종이 되었다.
『동국여지승람』 권12와 『고려사』 「세계」에 보육과 진의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보육은 자신이 곡령에 올라 남쪽을 향해 오줌을 누니 한산천(韓山川)이 넘쳐 온 세상이 바다를 이루는 꿈을 꾸었다. 보육은 귀인(貴人)이 자신의 사위가 되리라는 예언을 듣는다. 보육은 두 딸을 키웠는데 그 중 둘째가 진의였다. 진의는 언니가 꿈에 오관산(五冠山) 정상에 올라 오줌을 누니 그 물이 천지에 흘러넘쳤다는 말을 듣고, 언니에게 비단 치마를 주고 그 꿈을 샀다. 진의는 나중에 당나라 숙종의 아들을 낳았는데, 진의가 당나라 숙종을 만나게 되는 과정이 문희가 김춘추 공을 만난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어느 날 진의가 당나라 숙종의 찢어진 옷을 꿰맨 후 그의 아들을 낳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의가 낳은 이가 바로 작제건(作帝建)인데, 작제건 또한 다양한 신화적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한 여성이 산에 올라가 오줌을 누고 그 물로 온 세상이 물에 잠기는 꿈을 꾼 후 왕후가 되거나 왕이 될 자의 어머니가 되는 이야기의 연원(淵源)에는 신화적 모티프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여인이 올라간 산은 수도, 곧 중심이 되는 장소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산은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데 신화학적 맥락에서 ‘우주의 중심’은 창조의 행위가 반복되는 재생의 신성한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한 여성이 오줌을 누었는데 그 물이 흘러 세상이 물에 잠긴다. 세상이 물에 잠기는 것은 홍수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홍수는 질서의 무화(無化), 곧 카오스(chaos) 상태를 상징하는데 카오스는 질서화, 곧 코스모스(cosmos)의 전 단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질서가 새롭게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와 같은 신화적 창조 행위가 반복되기 위해서는 질서화에 앞서 무질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적 신화의 서사가 종말론을 내포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홍수, 다시 말해 온 세상이 물에 잠기는 모티프는 세상의 질서를 ‘창조’하는 신화적 사건을 암시하는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에도 일반적인 해몽담에서 ‘오줌을 누는 꿈’은 길몽(吉夢)으로 해석된다.
자신이 눈 오줌물로 인해 세상이 물에 잠기는 꿈을 꾼 여인이 왕의 배필이 되거나 장차 왕이 될 인물을 출산하여 그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여신의 창조적 행위가 변형되고 속화(俗化)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왕, 혹은 왕이 될 자는 종교적 · 신화적인 맥락에서는 세상의 중심이 될 자이다. 그와 같은 존재를 세상에 내어놓는 역할을 하는 것은 ‘여신’의 신화적 상징성이 탈신성화된 결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줌을 누는’ 창조의 신화적 사건이 기이하고 이상한 행위로 인식되거나 꿈속의 사건으로 등장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수록된 문희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선류몽 모티프가 다시 경종 비의 이야기에도 등장하고, 또 문희 이야기의 서사적 구도와 매우 높은 유사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보육과 진의의 이야기에서 반복된다는 것은 해당 모티프나 서사의 구도가 오랜 연원을 지닌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구술(口述)로 연행(演行)되는 이야기에서 이와 같은 서사적 패턴이 흔히 발견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고할미류 이야기에 등장하는 창조 여신의 이미지에 오줌을 누는 행위가 연결되는 것은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어 세상을 창조한 여신인 설문대할망이나 마고할미가 오줌을 누는 바람에 온 세상이 물에 잠기거나 원래 육지였던 곳에 바다가 생겼다는 부류의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여신의 배설물로서의 ‘물’이 신화적 창조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곧 ‘창세(創世)’의 신화에 연원을 둔 것임을 추론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이야기에서는 ‘오줌을 누는 여신’의 이미지가 골계적(滑稽的)으로 희화화(戲畫化)되기도 하는데, 이는 여신의 양가적(兩價的) 이미지가 탈신성화되고 세속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류몽 모티프 역시 오줌을 누는 창조의 행위가 꿈의 내용으로 변환되어 나타난다는 점에 이와 같은 맥락의 변이 형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