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곤은 1472년(성종 3) 식년시에 입격하였다. 문과에는 병과로 입격하였고, 입격 이후의 재직 기간 또한 14년 정도여서 높은 관직에 오른 것 같지는 않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서는 사헌부 감찰, 성균관 전적 등을 지낸 기록이 확인된다. 기록이 많지 않아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만, 『성종실록』에 소개된 몇몇 기사를 참고할 때 정수곤은 문장에 능해 당시 조정 인사 사이에서 명망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1481년(성종 12) 성종이 문장에 능한 인사 8인을 선발해 '이단을 막고 성인의 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글제를 내렸을 때 정수곤이 여기에 참여하였다.
또한, 1482(성종 13) 임원준, 허종 등이 『소문충공집(蘇文忠公集)』의 어려운 곳을 주해할 때도 낭청의 자격으로 참여하였다. 1483년(성종 14)에는 문한(文翰)을 담당할 차세대 인물로 간주되는 가운데, 그가 사적(史籍)의 관리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평가되었다. 비록 재직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특출한 문장 능력으로 조정에서 주목받았던 인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