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예덕리고분군(咸平禮德里古墳群)은 전라남도 함평군 월야면에 있는 원삼국시대 마한의 낮은 분구와 도랑 내에서 확인된 무덤군이다. 영산강 유역 대형 고분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고분 14기와 40여 기의 매장시설이 조사되었다. 만가촌 고분군은 낮은 분구와 목관묘, 이중구연호, 편구형의 원저단경호 등의 연질토기를 표식 유물로 하는 대표적인 마한 고분군으로서, 충청도나 전북도 지역의 주구나 분구를 가진 목관묘, 옹관묘 등 3세기 대 무덤군과 거의 병행하며, 일부는 4세기 후반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함평예덕리고분군은 영산강의 한 지류인 고막천 상류 평야지대를 조망하는 낮은 구릉에 자리한다. 1994년과 1995년에 전남대학교박물관에 의해 세 차례의 발굴 조사가 실시되어 14기의 무덤 분구(墳丘), 분구 내부와 도랑에서 나무널무덤과 독무덤 등 40여 기의 매장 시설이 조사되었다. 그중 12~14호분은 전면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무덤 아래와 주변에서 움집터 7기, 토기 가마 2기, 도랑 모양의 유구 4기 등도 확인되었다. 무덤군은 남북 140m, 동서 60m 범위에 14기의 분구를 가진 무덤이 밀집 분포하고 있는데, 크게 남북 긴 축을 보이는 북쪽 군집(111호분)과 동서 긴 축을 보이는 남쪽 군집(1214호분)으로 구분된다.
그중 구릉 능선에 있는 3호분은 규모도 가장 큰 편이어서 북쪽 군집의 중심 고분으로 추정된다. 3호분은 분구의 평면 형태가 긴 사다리꼴인데, 분구 길이가 65m 정도로 매우 크다. 분구들은 계속 이어지면서 조영되는데, 북쪽 군집에서는 무덤 사이에 도랑만 있을 뿐 공간이 거의 없이 조밀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은 남쪽 군집도 마찬가지여서 공간이 거의 없을 만큼 밀집 분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함평예덕리고분군의 분구 형태는 긴 사다리꼴, 길이가 짧아진 사다리꼴 더 짧아져 네모로 변한 것 등이 있다. 매장 시설은 분구와 도랑 내에서 확인되는데, 분구에서는 나무널무덤과 독무덤이 확인되었고, 도랑에서는 독무덤이 확인되었다.
전면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 12~14호분에는 나무널무덤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며, 두부(頭部) 중심부에 있는 주매장 시설도 나무널무덤이다. 나무널무덤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널을 안치하였는데, 구덩이 바닥은 주로 분구 성토층이나 구지표층에 있다.
유물은 대부분 니무널 내부에서 출토되는데, 토기류, 철기류, 구슬 등 다양하다. 그중 작은 구슬과 철기는 나무널 내부 부장품으로 추정되며, 토기는 나무널 위에 놓아 두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독무덤은 큰 독들 또는 토기들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대부분 2점의 옹을 횡치시켜 아가리를 맞댄 이음식이다.
토기의 경우 북쪽 군집과 남쪽 군집에서 차이가 나는데, 북쪽 군집은 둥근바닥짧은목항아리와 납작바닥항아리, 깊은바리토기나 사발 등이 조합되어 나타나지만, 남쪽 군집에서는 둥근바닥짧은목항아리와 입큰작은항아리 등의 새로운 토기도 보인다.
14기의 무덤 이외에도 주거지, 토기 가마, 도랑 모양의 유구 등이 확인되는데, 유구들의 중복관계 등의 검토를 통해 선후관계의 파악이 가능하다. 주거지가 가장 빠른 시기에 해당하는데, 이는 무덤군 중 가장 먼저 조영된 3호분과 병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3호분이 조영된 이후에는 45호분이 만들어지면서 북쪽 군집에 자리한 무덤들이 형태를 갖추어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5호분 조영 이후에는 도랑 모양의 유구도 함께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79호분이 조영되었다. 10~11호분은 북쪽 군집에서 가장 늦은 시기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남쪽 군집에서는 12호분이 가장 먼저 조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분구의 조영 과정과 군집별 매장 시설에 나타난 출토 유물의 차이에 따라 먼저 남쪽 군집을 중심으로 편구형(偏球形)의 둥근바닥짧은목항아리, 납작바닥과 둥근바닥의 겹아가리항아리, 깊은바리토기, 입큰납작바닥항아리 등이 보이는 단계, 북쪽 군집에서 정형화된 겹아가리항아리는 보이지 있고 구형화된 둥근바닥짧은목항아리가 보이는 단계, 북쪽 군집 중 13호분을 중심으로 구형화된 짧은목항아리와 함께 입큰작은항아리, 곧은납작바닥항아리 등이 보이는 단계로 구분된다.
함평예덕리고분군은 영산강 유역의 마한 무덤군으로서, 영산강 유역 대형 무덤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무덤군 내에는 14기의 무덤 분구가 북쪽과 남쪽으로 군집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 무덤의 군집이나 긴 축 방향, 출토 유물 양상에서 차이가 확인되어 당시 낮은 분구를 가진 고분이 조영되고 확장되는 양상을 잘 보여 준다.
특히, 무덤 사이의 공간을 빈틈없이 활용하는 특징도 관찰된다. 이 무덤군은 낮은 분구, 나무널무덤과 독무덤, 겹아가리항아리, 편구형의 둥근바닥짧은목항아리 등의 연질토기(軟質土器)를 표식 유물로 하는 영산강 유역의 대표적인 마한 무덤군이다.
충청도 지역이나 전북도 지역의 도랑이나 분구를 가진 나무널무덤, 독무덤 등 3세기 대 무덤군과 거의 병행하며, 일부 나무널무덤과 대형 독무덤은 4세기 후반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