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경』에 따르면 동방유리광 정토에는 약사유리광여래가 계시는데, 약사유리광여래는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란 이름으로 보살도를 수행할 때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12대원을 세워 수행하였으며 그 공덕으로 부처가 되었다 한다. 인간의 번뇌, 질병, 재앙을 소멸시켜 주는 의사와 같은 부처라 하여 대의왕(大醫王)이라고도 불린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고통을 제거해 주는 부처님이므로, 약사불상은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까지 금동불, 석불, 마애불, 목불 등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조성되어서 신앙되어 왔다. 약사불상이 주존불로 봉안된 전각은 약사전이며, 조선시대에는 대웅전에서 석가여래상을 주존불로 하여 약사여래상, 아미타여래상이 양 협시불로 함께 봉안되었다.
인간의 치병(治病)이나 호신(護身)과 같은 원초적인 신앙은 이미 원시불교 신앙에서도 보이며, 이것이 보다 구체화된 경전이 『약사경』이다. 『약사경』이 단독 경전으로 처음 성립된 시기는 불분명하며, 현재 한역(漢譯) 『약사경』으로는 백시리밀다라(帛尸梨密多羅) 역(譯)의 『불설관정발제과죄생사득도경(佛說灌頂拔除過罪生死得度經)』, 달마급다(達磨及多) 역의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願經)』, 현장(玄獎) 역의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如來本願功德經)』, 의정(義淨) 역의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琉璃光七佛本願功德經)』 등의 4종류가 전한다.
또한 약사경 관련 의궤집(儀軌集)으로는 금강지(金剛智) 역의 『약사여래관행의궤(藥師如來慣行儀軌)』, 불공(不空) 역의 『약사여래염송의궤(藥師如來念誦儀軌)』, 일행(一行) 역의 『약사유리광여래소재제난염송의궤(藥師琉璃光如來消災除難念誦儀軌)』 등의 3종류가 전한다.
약사사불상은 바로 이들 약사경전과 의궤집 등에 의거하여 조성된 불상이다. 약사불상의 가장 중요한 도상적 특징은 손에 보주(寶珠)나 약기(藥器)를 들고 있는 수인이다. 삼국시대 약사불상의 경우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있는 예가 있지만,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약사불상은 『약사여래염송의궤』에 의거하여 왼손에 약기를 들고 있다. 그리고 약사불상의 협시보살은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함께 삼존불상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