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국판형. 99면. 1969년 6월 10일에 한림출판사에서 발행하였다.
책 앞에 작자의 머리말이 있고, 발문은 없다. Ⅰ부 ‘생활 속에서’에 「사격장의 거미」외 6편, Ⅱ부 ‘등대지기’에 「등대지기」외 6편, Ⅲ부 ‘비를 기다리는 나무’에 「종이 되리라」외 6편, Ⅳ부 ‘종이를 먹는 염소’에 「휘파람」외 9편 등 총 32편이 수록되어 있다.
『5월의 나무』는 작자의 두 번째 시집이다. 작자가 시집의 후기에서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것은 어떻게 하면 진실한 생활을 할까 하는 생각이다. 그 생활이 그리워서 시를 쓰는지도 모른다’ 라고 말하듯이, 이 시집 속의 작품들은 작자가 일상에서 얻은 잔잔한 체험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나도 너처럼 생명 외에는/가진 것이 없다’(「생의 의미」에서), ‘우리들의 주머니는/언제나 비어 있어’(「백운대를 보며」에서)에서 보듯이, 작자는 스스로의 삶이 가난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연민과 애정의 시선을 보낸다. ‘5월은 영롱한 종소리를 울리며 오지만/병든 나무에겐 성모의 손끝 같은 구원도 없구나/언제부터 나도 이 병든 나무의 대열 속에 섰는지 모른다’(「5월의 나무」에서)처럼, 작자는 병든 나무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나무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이밖에도 「사격장의 거미」,「귀향선」등이 그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작자의 이러한 생각들은 ‘5월은 4월보다/정다운 달//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꽃 피는 달//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5월이다’(「5월의 노래」에서)에서처럼 대단히 평이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5월의 나무』는 작자가 생활에서 얻은 체험들을 소재로 하여 쓴 생활시이다. 작자는 스스로의 삶이 가난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이나 사물 등과 일체감을 갖고 그들에게 연민어린 눈길을 보낸다. 작자는 이런 심정을 특별한 시적 기교나 시적 장치에 의하지 않고 평이하고 단순한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의 한 영역을 지키고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