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 위주 4음보 율격의 가사.
‘수도가’ 외에 ‘증도가’ ‘낙도가’ ‘토굴가’라는 제목의 이본이 전하는데 대부분 나옹화상 이름이 표제에 붙어 있다. ①〈나옹화상증도가〉(60구, 『증도가』) ②〈나옹화상수도가〉(17구, 『감응편』) ③〈나옹화상낙도가〉(70구, 『조선가요집성』) ④〈나옹스님토굴가〉(63구, 강전섭 채록본) 등이다. 이중 가장 정제된 작품은 ①이며, ②는 그중 일부를 발췌한 이본이다. ③은 권상로가 채록한 작품을 수록한 것이다.
선 수행의 과정과 득도 후의 열락을 노래한 불교가사이다. 표제는 〈나옹화상수도가〉이며 〈나옹화상증도가〉의 이본이다. 〈나옹화상증도가〉의 서두에서 화자는 청산 깊은 곳에 초옥을 지어두고 봄날을 완상하면서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대사가 무엇인지 자문하였다. 이어 10년을 궁구한 결과 깨달았음을 말하면서 나를 둘러싼 모든 자연 현상이 부처의 세계임을 설파하였다. 마지막으로 득도 후 누더기 옷 걸치고 세상 욕심 던져둔 채 무공적(無孔笛)을 비껴 불고 몰현금(沒絃琴)을 높이 타며 무위진락(無爲眞樂)을 누리는 자유로움을 노래하였다. 〈수도가〉는 〈나옹화상증도가〉의 세상 욕심을 떨친 대목(37∼46구)에 삼보를 맞이하여 공양 올린다는 내용을 추가한 짤막한 이본이다.
수록 문헌의 연도로 볼 때 작가가 고려 말 나옹 혜근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러 이본에 나옹화상 이름으로 전하는 이유는 나옹화상이 선사로서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고, 득도 과정과 열락을 누리는 내용이 나옹화상의 〈서왕가〉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단형의 가사로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표현이 정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