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위주 4음보 율격의 가사. 총 166구.
중앙불교전문학교(동국대학교 전신) 교우회 회지인 『일광(一光)』 2호(1929)에 국한문 혼용표기로 실려 있다. 1928년 3월에 중앙불교전문학교 학생 기자가 내장사의 선원에서 선사에게 직접 받아 소개한 작품이다.
농사와 참선수행을 겸수하는 반농반선(半農半禪) 운동의 타당성을 제시하면서 선원에서 수행하는 대중들에게 노동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 찾기를 권한 불교가사이다. 내용상 크게 네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제1단락(1∼16구)은 일진법계(一眞法界)는 하나인데 현상적으로 여러 차별상이 나타남을 말하였다. 제2단락(17∼60구)은 석가세존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과 중생을 제도하는 권변(權變)에 대해 말하였다. 제3단락(61∼104구)은 영산회상(靈山會上) 당시부터 여러 조사를 거쳐 자신으로 이어지는 교외별전(敎外別傳)의 내력을 순차적으로 나열하였다. 제4단락(105∼166구)은 자신이 실천하는 반선반농운동도 새로운 시대변화에 따른 권변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선 수행자들이 한가하게 노닐면서 신식 학문을 배워도 앵무새 놀음이나 하는 당시 선가의 폐풍을 폭로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과 함께 하는 참선의 소중함을 말하면서 노동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해야 그것이 참 노동임을 말하였다. 기존의 관습적 수행을 비판하면서 선 수행의 혁신적 변화를 유도하고자 한 주제의식이 뚜렷하다.
학명선사(1867~1929)는 1920년대에 내장사에 내장선원(內藏禪院)을 세우고 노동과 참선수행을 함께 하는 혁신적 선 부흥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이는 한용운이 『조선불교유신론』(1913)에서 제기했던 불교 혁신의 주장을 나름의 방식으로 실천하고자 한 것으로서 의의가 있다. 〈선원곡〉에는 반농반선을 표방한 이유와 시대적 의의가 가장 선명하게 담겨 있다. 노동과 참선 수행이라는 이질적 내용이 민요의 구비적 표현 및 리듬과 어우러져 있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