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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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진흙 또는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가 되는 찰흙인 도토(陶土)에 글자를 새겨서 구워 만든 활자.
이칭
이칭
도활자(陶活字), 도토활자(陶土活字), 교니[활]자(膠泥[活]字)
내용 요약

토주자(土鑄字)는 조선 후기에 질그릇 만드는 차진 흙 또는 도자기를 만드는 찰흙인 도토(陶土)에 글자를 새겨서 구워 만든 활자이다. 도활자(陶活字), 도토활자(陶土活字), 교니[활]자(膠泥[活]字)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722년에 함경도 청해(靑海)에서 도활자를 만들어 『삼략직해』를 찍어낸 것이 효시(嚆矢)이다.

목차
정의
조선 후기에, 진흙 또는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가 되는 찰흙인 도토(陶土)에 글자를 새겨서 구워 만든 활자.
내용

토주자(土鑄字)는 조선 후기에 질그릇을 만드는 차진 흙 또는 도자기를 만드는 찰흙인 도토(陶土)에 글자를 새겨서 구워 만든 활자이다. 도활자(陶活字), 도토활자(陶土活字), 교니[활]자(膠泥[活]字)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토주자는 『동국후생신록(東國厚生新錄)』(抄本) 중 「주자(鑄字)」라는 제목 아래에 ‘철주(鐵鑄) · 토주(土鑄) · 목주(木鑄)’의 3종으로 구분하고 토주의 아래에 도토로써 토주를 구워 내는 방법과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통제사(統制使) 이재항(李載恒 1678~1731)이 황해도 해주(海州) 병영에 부임하여 근무할 때 친히 글자를 써서 토주자를 구워 만들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재항은 숙종(肅宗) 및 영조(英祖) 초기 시대의 무인(武人)으로, 1729년 6월 14일에 황해병사(黃海兵使)에 제수되었고 황주병영에 봉직하면서 친히 쓴 글자들을 자본(字本)으로 하여 토주자를 만들었다.

이재항의 토주자 만드는 법은 “①질그릇 만드는 찰흙을 아주 곱게 빻아 느릅나무즙과 같은 기름을 섞어서 고루 잘 빻는다. ②한편 이에 앞서 쇠로 된 주판알과 같은 구멍을 줄줄이 뚫고 그 뒷등의 흙이 나오는 곳을 쌍육의 주사위와 같이 만든 나무판을 사용하여 활자 모양의 네모꼴을 만들어 낸다. ③이것을 햇볕에 늘어놓고 반쯤 말린 다음 ④홍무정운(洪武正韻)의 글자체로 글자본을 쓴 얇은 종이를 그 위에 뒤집어 붙이고 그대로 새긴다. ⑤거기에 백랍(白蠟)을 두텁게 칠한 뒤 ⑥불에 구워 하나하나 만들어 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토주자로 인쇄한 책에 관하여 아유가이[鮎貝房之進]는 「支那及朝鮮之古活字」(1941) 논문에서 “『경사집설(經史集說)』 7冊과 『삼략직해(三略直解)』 1卷은 도활자(陶活字 土鑄字) 인본(印本)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마에마 교사쿠[前間恭作]는 『朝鮮の板本』(1937)에서 “『옥찬(玉纂)』 19권은 도활자본(陶活字本)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김두종 교수는 “『경사집설』과 『옥찬』은 목활자의 특징을 지니는 인쇄본이다(1980).”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삼략직해』의 간기에 “上[景宗]之二年壬寅(1722)三月 靑海 文會軒 陶字契新刊”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서지사항의 기록인 “壬寅 靑海 文會軒 陶字契新刊”에서 ‘壬寅’은 1722년으로 간행년에 해당하고, ‘靑海’는 간행지에 해당한다. ‘문회헌(文會軒)’은 함경도 청해[靑海, 北靑郡] 지역의 문사 모임으로, 곧 간행의 주체인 간행사(刊行社, 간행 단체)가 된다. 그리고 ‘도자계 신간(陶字契新刊)’의 ‘도자계(陶字契)’는 도활자로 인쇄하여 책을 간행하기 위하여 계(契) 조직을 결성한 일종의 영리 단체로서, 인쇄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서지사항은 “『삼략직해』는 1722년에 함경도 청해 지역의 문인 모임인 문회헌(文會軒)이 주체가 되어 도자계가 설치한 인쇄처에서 도활자로 신간(新刊)한 책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삼략직해』는 도활자로 인쇄한 책이라고 인정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부연하면, 위 서지사항에서의 임인(壬寅)은 1722년(경종 2)에 해당하고 청해는 함경북도 북청군(北靑郡)의 별일명(別一名)이다. 게다가 『동국후생신록(東國厚生新錄)』에서 “통제사(統制使) 이재항(李載恒)이 황주병영(黃州兵營)에 근무할 때(1729) 친히 글자를 써서 토주자를 구워내었다.”라고 한 기록과의 연대가 그렇게 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 기록에 의하면 토주자는 18세기 초기에 함경도와 황해도에서 민간에서 제작되고 유포된 활자임을 파악할 수 있다.

반면, 중국에서 도활자는 북송(北宋)의 필승(畢昇)이 만든 교니활자에서 비롯되지만 실용화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18세기 무렵의 청조(淸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실용화되었다.

현황

토주자의 실물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200여 자가 수장되어 있다. 1911년 6월 1일 조선총독부 취조국이 궁내부(宮內府) 소유의 규장각(奎章閣) 도서와 함께 활자(活字)를 인수한 인계서에 ‘도활자 큰 자 96개, 작은 자 129개, 도합 225개’가 적혀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로부터 인수한 것은 200여 자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중 김두종(金斗鍾) 박사가 입수하여 소개한 두 개의 도활자를 보면 글자체가 방홍무정운자체(傍洪武正韻字體)이다. 이 도활자는 주1처럼 자형(字型)이 아름답고 고르지는 못하나 비교적 활자의 균형이 잘 짜여져 있고 활자의 재질도 견고하여, 향간(鄕間)에 유통되는 목활자(木活字)처럼 쉽게 그 형체가 이지러지지 않도록 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근래에 경상도 상주 지방에서 나왔다는 도활자가 있는데 이것은 『삼운성휘(三韻聲彙)』 인본의 글자체를 방불케 하는 큰 자[大字] 활자이며 몸통의 중앙에 세로로 구멍이 뚫려 있다. 판을 짤 때 끈으로 꿰어 주2를 할 수 있도록 고안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이규경(李圭景)『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언급하였듯이 청나라 무영전의 취진판에서 영향을 받은 뒤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1994년 여름에 한국의 도활자본이 미국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컬럼비아대학 동아도서관의 화산문고(華山文庫)에서 김세렴(金世濂, 1593~1646)의 『동명선생집(東溟先生集)』 도활자본 주3이 발견된 것이다. 이 책의 발문(跋文)에 “정사(영조 21, 1737) 5월 초하루에 흙활자[陶活字]로 인쇄하기 시작하여 그해 7월 그믐에 마치었다(丁巳五月初吉以土字開印同七月晦日畢役).”는 기록이 있다. 그 인본을 두루 실사해 볼 때 어느 글자를 막론하고 글자 획에 나뭇결이 보이지 않고 먹색이 순연하며 각자(刻字)할 때 반쯤 말린 다음 한 번에 칼질하여 새기기 때문에 목활자의 경우와 달리 글자 획의 끝이 뾰족하거나 예리하지 않고 뭉특하거나 둔탁한 편이다. 특히 파임 획에서 그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글자 모양과 획의 굵기에서도 균정(均整)의 정도와 새김의 기법 등이 목활자의 경우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위에서 예로 든 『삼략직해』에서도 새김의 특징이 같게 나타난다. 따라서, 도활자계(陶活字契)에서 새겨 찍은 도활자본임이 확실하다.

참고문헌

원전

『東國厚生新錄』 抄本(單卷, 金然昌藏本)
『洪武正韻譯訓』

단행본

마에마 교사쿠[前間恭作], 『朝鮮の板本』(松浦書店, 1937)
서물동호회(書物同好會) 원편(原編), 『서물동호회 회보(書物同好會會報)』 創刊號(1938.7.)~第20(보련각출판사, 1968)
김두종, 『한국고인쇄기술사』(탐구당, 1980)
천혜봉, 『한국서지학』(민음사, 2006)
마에마 교사쿠[前間恭作], 『古鮮冊譜』(민족사, 2011)

논문

아유가이[鮎貝房之進], 「支那及朝鮮之古活字」(『서물동호회회보(書物同好會會報)』 10, 1941)
천혜봉, 「도활자본 『동명선생집』의 발굴」(『서지학보』 15, 한국서지학회, 1995)
주석
주1

구리로 만든 활자. 우리말샘

주2

글씨를 쓰거나 인쇄할 판을 짤 때 글자를 알맞게 벌여 놓음. 우리말샘

주3

한 질을 이루고 있는 책에서 권수가 완전하게 갖추어진 책. 우리말샘

집필자
김성수(청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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