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는 해방 이후 『무녀도』, 『황토기』, 『등신불』 등을 저술한 문학작가이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소설과 평론을 바탕으로 순수문학의 전통을 세웠다. 해방공간에서 좌우익의 대립과 혼란 속에 우익계 단체인 ‘한국청년문학가협회’를 결성했다. 문학의 사회 참여와 공리성을 부정하고 인간의 생명과 원형질적 정수를 탐구하는 순수문학을 지향하였다. 그는 ‘본격문학=순수문학=민족문학’이란 문학적 이념 아래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였다. 『무녀도』 등의 단편집, 『문학과 인간』 등의 평론집, 『바위』 등의 시집, 『자연과 인생』 등의 수필집이 있다.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동리는 어머니가 기독교인이었던 관계로, 기독교 계통의 학교에서만 수학하였다. 경주 제일교회 소속의 계남소학교와 대구의 계성중학교 및 서울로 편입한 경신중학교 모두 기독교 계통의 학교이다. 하지만 그의 학창 생활은 17세 되던 1929년 경신중학교를 중퇴하고 낙향하는 것으로 종료된다.
큰형의 제자였던 서정주(徐廷柱)와 교우 관계를 맺으면서, 그와 함께 한국문학사에 있어 순수문학의 전통을 수립하게 된다.
서라벌예술대학 교수를 거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역임하였고, 한국문인협회 회장 · 예술원 회장 · 한국소설가협회 회장 · 한일문화교류협회장 등 주요 문예 단체의 대표를 맡아 활발한 문단 활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1968년에 『월간문학』을 창간하였으며, 1973년에는 『한국문학』을 창간하였다.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백로(白鷺)」가 입선되면서 등단하였고, 이듬해 1935년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에는 단편소설 「화랑(花郞)의 후예(後裔)」가 당선됨으로써 소설가로서 창작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어서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산화(山火)」가 또 다시 당선된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단편 「무녀도(巫女圖)」(중앙, 1936.5.) · 「바위」( 신동아, 1936.5.) 등의 문제작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1930년대 후반 가장 주목받는 신세대 작가로 부각된다.
특히, 유진오(兪鎭午)로 대별되는 구세대의 문학과 이른바 세대 논쟁을 벌이면서 1930년대 후반 신세대 문학의 기수가 된 그는 서정주와 함께 『시인부락』(1937)을 결성하면서 자신의 문학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후 그는 해방공간에서 좌우익의 대립과 혼란 속에 좌익계 문학단체인 ‘문학가동맹’에 대항하여 우익계 단체인 ‘한국청년문학가협회’를 결성하고, 1946년 초대 회장에 오른다.
1947년부터 1948년까지 또다시 순수문학 논쟁을 벌이는데, 그는 「순수문학의 진의(眞義)」( 서울신문, 1946.9.14.)를 계기로 다수의 평론을 발표하며 김병규(金秉逵) · 김동석(金東錫) 등의 좌파 이론가와 맞서서 논쟁을 벌인다.
한편 소설작품에서도 우파의 정치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투영시키는 작품을 발표한다. 좌파 이론가와 논쟁을 벌인 그는 ‘본격문학’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좌파 계급주의 민족문학론에 대항하여 인간주의 문학론을 제창한다.
그가 제창하는 인간주의 문학론은 그 스스로 ‘본령정계의 문학’으로 명명한 것인바, 「순수문학의 진의」에서 “자본주의적 기구의 결함과 유물변증법적 세계관의 획일주의적 공식성을 함께 지양하여 새로운 보다 더 고차원적 제3세계관을 지향하는 것이 현대 문학정신의 세계사적 본령이며, 이것을 가장 정계적으로 실천하려는 것”이 바로 “순수문학 혹은 본격문학”으로 규정을 내린다.
즉, 그는 문학의 사회 참여와 공리성을 부정하는 문학적 입장에 서 있다. 그리하여 그의 대표작인 단편소설 「무녀도」 · 「황토기(黃土記)」(문장, 1939.5.) · 「실존무(實存舞)」(문학과 예술, 1955.6.)와 장편소설 「사반의 십자가」( 현대문학, 1955.11.∼1957.4.) · 「을화(乙火)」( 문학사상, 1978.4.) 등을 통해 역사와 현실을 초월한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여 들어간다.
그것은 인간과 생명의 원형질적 정수(精髓)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본격문학=순수문학=민족문학’이란 문학적 이념 아래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였다. 그는 한국 소설사에서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소재를 ‘생(生)의 구경적(究竟的) 탐구’로써 형상화하여 민족문학의 전통을 정립하고 확대시킨 작가이다.
그밖에 주요 작품으로 「역마(驛馬)」(1948) · 「등신불(等身佛)」(1961) · 「까치소리」(1966) 등의 단편소설이 있고, 단편집으로 『무녀도』(1947) · 『황토기』(1949) · 『실존무』(1955) · 『등신불』(1963) · 『바위』(1973) · 『밀다원시대(密茶苑時代)』(1975) 등과, 평론집으로 『문학과 인간』(1948) · 『소설작법』(공저, 1965) · 『고독과 인생』(1977) · 『문학이란 무엇인가』(1984), 시집으로 『바위』(1973)와 유고시집 『김동리가 남긴 시』(1988), 수필집으로 『자연과 인생』(1977) · 『사색과 인생』(1973) 등의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의 정력적 창작 활동과 화려한 문단 활동으로 아세아자유문학상, 예술원 문학부문 작품상, 3.1문화상 예술부문 본상, 서울시문화상 문학부문 본상, 5.16민족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또한 국민훈장동백장과 국민훈장모란장을 수여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