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加持)는 불보살의 가피(加被)를 뜻하며 가는 가피, 지는 섭지(攝持)의 준말로서, 불보살의 큰 자비가 중생에게 베풀어지고 중생의 신심이 불보살에게 감명을 주어서 서로 응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가호(加護)의 의미로 사용되며, 가지력(加持力)이라고도 한다.
이 의식은 불교 교리의 변천에 따라서 다양한 유형을 갖추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밀교가 성행했던 고려시대에는 여러 가지 가지법이 행하여졌지만, 조선시대부터는 불공가지(佛供加持)와 삼밀가지(三密加持)만이 명맥을 유지하여 오늘날에도 행하여지고 있다.
이 중 불공가지법이 널리 행해지고 있으며, 이는 불공을 올린 공덕에 의해서 가피력을 입으려고 하는 수행법이다. 삼밀가지법은 신(身)·구(口)·의(意) 삼밀의 수행에 의하여 가피력을 입고자 행하는 수행법이다. 그 수행방법은 손으로 수인(手印)을 맺어서 부처님의 법신(法身)과 같게 될 것을 상징하고, 입으로 진언(眞言)을 외워서 부처의 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을 상징하며, 뜻으로 중생과 부처가 하나인 것을 관(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현재 행해지고 있는 의식에서는 삼밀 중 구밀(口密)과 의밀(意密)은 성행하고 있으나, 신밀(身密)은 영혼천도의식인 관욕의식(灌浴儀式) 때 이외에는 행하여지지 않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볼 때 삼밀가지법 중 구밀인 진언이 성행하였을 때는 범패(梵唄) 등 음악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고, 신업(身業)이 성행하였을 때는 미술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