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부터 정립되어 행하였던 행사이다. 신라 사람들이 중국에 세운 적산원(赤山院)에서 행한 강경의식의 내용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오늘날의 의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식의 순서는, 시작을 알리는 종을 치면 대중들이 모두 의식도량에 모여 정좌한다. 강사가 법상(法床)에 오르면 대중은 불명(佛名)을 부르면서 불전에 예경의 뜻을 표한 뒤, 한 승려가 범패로 ‘운하어차경게(云何於此經偈)’를 창하면 대중은 그 게문을 뒤따라서 화창하게 된다. 그것은 개경게(開經偈:독경을 시작하는 게송)에 해당하며, 이어서 연향게(燃香偈:향을 태우는 게송)를 화창한다.
기본예식이 끝나면 공부할 경명(經名)을 말하고 경의 대의를 해설하는 개제(開題)의 의식을 집행한 뒤, 유나사(維那師:의식의 총책임자)가 나와서 강경회를 열게 된 연유를 설명한다. 그때 강경회를 위하여 시주한 시물과 시주한 사람의 성명을 일일이 보고하며, 강경회를 열게 된 연유를 밝힌 서장(書狀)을 강사가 유나사로부터 받아서 서원(誓願)을 하게 된다.
서장의 내용 중에는 무상(無常)의 도리와 망자(亡者)의 공능(功能), 망서(亡逝:사망)의 날짜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것은 강경의식이 영가(靈駕:영혼)의 천도(薦度:죽은 후에 좋은 곳에 태어남)를 위한 법회의 기능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어서 강사가 강경을 행하고, 복강사(覆講師)가 강사가 행한 강경의 내용을 되풀이하여 강경하게 된다.
복강사의 설법은 강경을 쉬운 어조와 통속적인 내용으로 해설하며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복강사의 설법이 끝나면 강경내용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 있게 되며, 그때의 문답내용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는데, 그것을 첩문첩답(帖問帖答)이라고 한다.
또한 강사에게는 난(難)을 행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즉, 한번 문답이 있은 이후 질문자가 다시 강사의 답에 대하여 더욱 자세한 응답을 청할 경우, 강사가 해답을 하기 전에 큰 소리로 꾸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문답이 없으면 대중이 동음(同音)으로 불명을 찬탄하면서 자신이 지은 공덕을 일체중생과 더불어 다같이 지니고 성불하자는 뜻으로 회향사(廻向詞)를 제창하며, 뒤이어 한 승려가 허공게(虛空偈)를 창하면 강사가 불전을 향하여 예배한다. 다시 한 승려가 삼례(三禮)를 창하면 강사와 대중은 다같이 삼례를 창한다.
그리하여 의식화된 강경은 끝나게 되지만, 그때 복사(覆師) 한 사람이 등단하여 다시 강사와 논의를 되풀이하게 된다. 그는 강사의 강술(講述)을 다시 설하며 그 이해의 철저를 기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다. 또한 일일강의식(一日講儀式)의 경우에는 강사와 함께 도강(都講)과 독사(讀師)가 등장하게 되는데, 도강은 강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강사로 하여금 그것을 해설하도록 하는 임무를 담당하며, 독사는 경문을 낭독하는 일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