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고종이 사용하던 어궁(御弓)이라고 전하는 이 활은 당시의 궁장(弓匠) 장문환(張文煥)이 제작하여 진상하였다고 구전된다.
이 활의 전체길이는 124㎝이고, 오금너비는 3㎝인데, 제법은 비록 화피(樺皮) 위에 채화로 장식한 예궁(禮弓)처럼 화려한 치장은 하지 않았지만 시위고심을 거는 양냥고자에는 가죽으로 감싸면서 세 가지 색의 천으로 발랐고, 그 밑에는 ‘亞(아)’자 무늬를 새긴 검정종이로 감쌌으며, 또한 도고자는 쇠가죽을 타원형으로 오려 빨간 천으로 싸서 붙였고, 줌통은 두꺼운 종이로 싸서 그 위에 녹색 융단을 감았다.
특히, 이 활을 어궁으로 보는 이유는 활의 흑각(黑角) 양단에 각각 ‘珠淵(주연)’ 및 ‘虎尾(호미)’라고 세필음각(細筆陰刻)하고 붉은 칠을 한 점이다.
주연은 고종의 호이고 호미는 활에 사용된 흑각 복판에 한 줄로 인자(人字) 모양의 황백색 얼룩무늬가 마치 호랑이꼬리 같다는 데에서 붙여진 것이며, 이것은 물소뿔의 등솔에서 이따금 나타나는 무늬로서 이러한 각재(角材)를 사용한 각궁일수록 빼어난 양궁(良弓)인 것이다. 따라서 호미는 최상품으로 제작된 각궁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 활은 고종 재세시 황학정(黃鶴亭)에서 활쏘기를 즐길 때 사용한 유물이다. 이따금 이 황학정은 1898년에 어명으로 경희궁내 왕비가 거처하던 회상전(會祥殿) 북쪽에 건립하여 사용한 바 있으나, 그 뒤 1922년에 현재의 위치인 서울 사직동으로 이건(移建)하였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의 김덕문(金德文) 소유이며, 현재 황학정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