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에 고키노오비도(近義首)가 신라국주(新羅國主) 각절왕(角折王)의 후예라고 전하는데, 각절왕은 실제 신라의 왕이라기보다는 일본 열도에 진출한 신라 계통의 인물로 여겨진다. 각절왕은 원래 고유명사라기보다 절풍(折風) 모양의 고깔에 양옆으로 뿔을 꽂은 관모(冠帽)를 착용했기 때문에 칭해진 것으로 보인다. 가야인으로 일본 열도에 진출한 적이 있는 소나갈질지(蘇那曷叱智)와 도노아아라사등(都怒我阿羅斯等)의 이름이 고깔 모양의 관모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이마에 뿔이 있다는 것 역시 머리에 쓴 관모가 뿔과 같이 보인 데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라의 관등(官等)인 각간(角干)에서 연유한 이름으로도 볼 수 있다. ‘각절’의 ‘절’은 각찬(角粲)의 ‘찬’과 음이 통하는데, 각찬은 곧 각간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각절왕은 일본 열도에 진출한 뒤, 지금의 오사카(大阪) 남쪽에 있던, 뒷날 이즈미구니(和泉國)가 되는 지역을 개척하였다. 그리하여 전문적인 직무를 가진 베(部)를 통솔하는 호족인 고키노오비도(近義首)라는 성씨의 조상이 되었다. 오사카 부(府) 가이즈카 시(貝塚市)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고키노향(近義鄕)이라는 지역의 이름은 '고키노오비도'라는 신라 계통 호족의 근거지였다는 데서 유래된다. 하천을 끼고 있어 농경에도 적합한 이 지역에는 마루야마(丸山) 고분이라고 불리는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 남아 있다. 마루야마 고분에서 출토된 마구류(馬具類)는 경주의 금관총(金冠塚) 출토품과 같은 계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각절왕으로 상징되는 신라 계통 주민의 오사카 지역 진출을 고고학적으로 입증하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