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편재 단위의 하나인 군의 행정 및 군사책임자이다. 백제의 지방통치조직은 웅진시대(475∼538) 후기에 접어들자 기존의 담로제도(檐魯制度)에서 벗어나 방(方)·군(郡)·성(城) 체제로 정비되었다.
지배질서의 확립과 왕권의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방·군·성 체제는 전국을 크게 다섯 개의 방으로 나누고, 각 방은 규모에 따라 10개 내지는 6, 7개의 군을 설치한 것이다. 백제 말기에는 전국적으로 37개의 군이 있었으며, 이들 군에는 200개의 성이 있었다.
즉, 각 군은 5∼6개의 성을 관할했을 것이다. 이들 군의 책임자를 ≪주서 周書≫에서는 군장, ≪일본서기≫에서는 군령(郡令)이라고 하였다. 제4위인 덕솔(德率)의 관등을 가진 중앙의 귀족을 임명하여 현지에 파견하였는데, 백제 말기에 와서는 제2관등인 달솔(達率)로 상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풍달군(風達郡)의 군장이었던 흑치상지(黑齒常之)가 달솔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자왕 때 41인의 왕자를 좌평(佐平)에 임명하는 등으로 해서 고위관등자의 대폭적인 증가현상을 빚게 되었고, 결국 그로 인해 관등과 관직체계의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군장은 3인이 임명되었는데, 그같은 복수임명은 군사와 행정업무의 분담조치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백제의 지방제도는 대외전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군관구조직(軍管區組織)이었던만큼, 전쟁 때 군사권의 공백을 막기 위한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