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5년(보장왕 4) 당나라 태종(太宗)이 이끈 당나라 군사는 여러 차례 안시성(安市城 : 海城 英城子)을 공격하였지만, 함락시키지 못하였다.
이때 연개소문(淵蓋蘇文)은 안시성의 전투상황을 알고자, 고죽리를 첩자로 밀파하였는데 그만 당나라 군사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고죽리가 끌려나오자, 당나라 태종은 그의 결박을 풀어주고는 심하게 여윈 이유를 물었다.
이에 고죽리는 “몰래 샛길로 오느라 여러 날 굶주려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태종은 먹을 것을 주도록 하고는, “막리지 연개소문이 군중의 소식을 알고 싶으면, 곧바로 나의 처소로 사람을 보낼 일이지, 무엇 때문에 고생스럽게 샛길로 보내느냐?”고 전하라면서, 맨발로 있던 고죽리에게 짚신을 신겨 돌려보내 주었다.
결국, 고죽리는 당나라 태종의 영웅풍 과시를 위한 관대한 태도로 인하여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