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남병철(南秉哲)이 편찬한 『의기집설(儀器輯說)』 하권 간평의 항에 소개된 천문의기(天文儀器)의 일종이다. 명나라 말에 서양인 웅삼발(熊三拔, P.S. de Urisis)이 편찬한 『간평의설(簡平儀說)』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천반(天盤)과 지반(地盤)의 상하 양반으로 되어 있는데, 상반이 지반이고 하반이 천반이다. 하반의 중심을 지심(地心)으로 하고 그 중심을 지나는 횡선(橫線)이 극선(極線)이고, 그 양끝이 남극·북극이다. 중심을 지나는 직선(直線: 縱線)이 적도선(赤道線)이고, 적도선의 좌우에 각각 6개의 직선이 소밀(疏密)하게 그어진 것이 절기선(節氣線)이다.
극선의 상하에 각각 12개의 곡선을 점차로 소밀하게 그은 것은 시각선(時刻線)이다. 상반에서는 중심을 지나는 직선이 천정선(天頂線)이고 횡선이 지평선인데, 지평선 양끝에 세운 작은 기둥이 규표(窺表)이다. 반 중심에 이어서 아래로 늘어뜨려 반의 둘레에 이르게 한 것이 추선(墜線)인데, 상하반의 둘레를 모두 360으로 나누었다.
지반의 반이 뚫어져 두 반을 같이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가운데 축[樞紐]을 끼워서 돌 수 있게 했다. 사용할 때는 그 관측지의 북극고도에 따라 두 반을 고정시키면, 천반에 의한 태양의 적도경위도(赤道經緯度)와 지반의 지평경위도(地平經緯度)의 교차가 분명해진다.
간평의로는 태양의 고호도(高弧度), 각 절후의 적도위도(赤道緯度), 태양의 정오고호도(正午高弧度), 북극출지도(北極出地度), 각 절후의 주야(晝夜)의 장단(長短) 등 13가지의 값을 측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