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32.2㎝.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1979년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 감은사지 발굴 당시에 출토된 것으로서, 금동풍탁(金銅風鐸) 3점과 같이 발견되었다.
일반형의 금고로서 중앙부에 크게 자리잡은 자방(子房)을 중심으로 굵게 도드라진 띠가 동심원상(同心圓狀)으로 둘러져 3단으로 구획되었는데, 자방에는 가운데 크게 도드라진 연자(蓮子) 1개를 배치하고 둘레에 8개를 주출(鑄出 : 鑄型에 넣어서 만들어 냄)하여 넣어서 모두 9개의 연자가 들어 있다.
자방 외곽으로 10엽 중판(重瓣)의 연화가 가느다란 선조(線條)로 부출되었고, 그 둘레의 넓은 중간 구획에는 12엽 중판 연화가 크게 장식되었으며, 외구에는 물결모양의 당초무늬가 둘러졌다. 장식 의장(意匠)이 매우 거칠게 된 양상은 고려 말엽의 모든 공예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추이라 생각된다.
측면에는 도드라지게 횡선대를 두르고 양쪽에 고리 2개를 붙였는데 명문 76자가 음각되었다. 내용에 의하면 1351년(충정왕 3)에 계림부(鷄林府)의 감은사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명문 속에 ‘飯子(반자)’·‘禁口(금구)’·‘小鐘(소종)’ 등의 명칭이 보이는 것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