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갑문(龜甲文)·귀쇄문(龜鎖文)이라고도 하는데, 거북이 지닌 상징적 의미인 장수·상서(祥瑞)·선수(仙獸)의 뜻을 나타낸다. 거북은 예로부터 봉(鳳)·용·기린·범과 함께 오령(五靈 : 다섯 가지 신령스러운 동물)으로 일컬어져 왔으며, 사신도(四神圖)에서는 ‘현무(玄武)’라 하여 북쪽을 담당하는 신으로 생각되었다. 또 뒤에는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서 일컬어졌다.
거북의 이러한 상징적 의미는 고대미술에서는 조각·장식품·부적·민화, 그리고 의복무늬 등 매우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거북등무늬, 즉 육각형무늬는 기하학무늬의 일종으로 원시시대에 인류가 직물·편물 등 피복물을 창조한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편물의 기법에서 그물모양의 무늬형식이 착안되고, 그 무늬는 자연스럽게 원시토기의 표면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계열에서는 그물모양의 무늬가 박혀진 그릇을 볼 수 있는데, 그 무늬는 육각형, 즉 거북등무늬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거북등무늬의 모습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귀갑총(龜甲塚)이나 천왕지신총(天王地神塚)의 현실 벽면에 펼쳐진 거북등무늬는 좋은 예이다. 이들 귀갑문 안에는 각기 부채꼴의 연화문이 한 개씩 들어 있어 고대에는 실내에 이러한 금문(錦文)을 수놓은 장막이 드리워졌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거북등무늬는 비단무늬의 일종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무늬형식은 삼국시대 고분공예에서도 나타나고, 석조미술과 채화(彩畫), 그리고 건축의 단청무늬 등 의장요소로서 다양한 형식이 나타난다.
백제미술에서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환두태도(環頭太刀)의 손잡이 테두리장식의 투각무늬를 비롯하여 금동식리(金銅飾履)와 채화 두침(頭枕)·족좌(足座) 등에서 나타나고, 또 신라의 경우는 경주 식리총(飾履塚) 출토 청동식리의 투각장식을 비롯하여 각종 보검의 테두리장식, 또 마안금구(馬鞍金具) 등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사실적인 거북조각으로서 석비 귀부(龜趺)의 거북등무늬는 시대적으로 다양한 변천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에는 나전칠기 등 관복상자(官服箱子), 또는 거북모양 목각화약통에 많이 채용하였는데, 그것은 거북등무늬에 장수를 염원하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