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비단바탕에 수묵담채(水墨淡彩). 세로 44.1㎝, 가로 856㎝.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림의 첫부분과 끝부분에 김정희(金正喜)의 수장인(收藏印)이 찍혀 있어 원래 김정희의 소장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강산만리의 변화무쌍한 대자연과 이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해운과 하역 등의 갖가지 생활상들을 소재로 한 것인데, 세련된 필법과 뛰어난 화면구성으로 미루어 보아 그의 후기작으로 생각된다.
심사정(沈師正)의 「방이당촉잔도(仿李唐蜀棧圖)」의 영향과 남종·북종 각체의 화법을 혼합하여 발전시킨 이 그림에는 이인문화풍의 복합성과 더불어 당시 회화조류의 단면이 잘 드러나 있다.
산은 부벽준(斧劈皴)·피마준(披麻皴)·미점(米點) 등으로 표면이 처리되었는데, 바윗결과 기암절벽은 청대(淸代) 초기의 안휘파(安徽派)와 심사정, 김홍도(金弘道)의 영향을 받아 각지고 침식된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다양하고 변화 있는 화면구성이라든가 와문(渦文) 형태의 바윗결, 그리고 몸이 뒤틀린 소나무의 모습 등에서는 그의 뛰어난 기량과 더불어 그만의 특색이 엿보인다. 그의 이러한 화풍은 조선 후기와 말기의 여러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