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설화에는 효녀 자기 희생형(孝女自己犧牲型), 산삼 동자형(山蔘童子型), 쫓겨난 여인 발복형(發福型), 지렁이 고기를 먹고 눈 뜬 시어머니형 등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효녀 자기 희생형 개안설화는 가난한 효녀가 많은 공양미를 부처님에게 바치고 축원하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 뱃사람에게 자기 몸을 팔아 공양미를 바쳤더니, 효녀는 후에 중국 황제의 황후가 되고 아버지는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자기 몸을 팔아 공양미를 바치고 소원을 비는 효녀의 효성에 감동한 부처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심청전(沈淸傳)」과도 관련된다. 이 설화는 효성과 함께 불력(佛力)의 신비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불력에 의한 개안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려 있는 「천수대비가(千手大悲歌)」와 관련된 설화에도 나타난다.
산삼 동자형 개안설화는 중병에 걸린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아들을 삶아 아버지에게 드린 한 효자가 눈이 어두워져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죽은 아들이 돌아와 인사하자 반가움에 눈을 떴는데, 알고 보니 먼저 삶은 것은 아들이 아니라 산삼이었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산삼 동자형 효행설화와 결합되어 있는데, 자식의 효행 덕분에 부모가 개안한다는 기이한 일로 나타난다.
쫓겨난 여인 발복형 개안설화는 누구의 덕에 먹고사느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딸이 자기 덕에 산다고 대답하여 쫓겨나 고생하다가, 부자가 된 뒤에 맹인 잔치를 열어 맹인이 되어 걸식하는 아버지를 만나 눈을 씻어 드리니 그 아버지가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쫓겨난 여인 발복형 설화의 유형에 개안 단락이 첨가된 것이다.
지렁이 고기를 먹고 눈을 뜬 시어머니형 개안설화는 가난한 며느리가 남편 출타 중에 눈먼 시어머니에게 드릴 것이 없어서 지렁이를 잡아 조리해 드렸는데, 시어머니가 돌아온 아들에게 봉양을 잘한 며느리를 칭찬하며 며느리가 해 준 고기를 보여 주니 아들이 그것은 지렁이라고 소리치고 눈먼 어머니가 그 말에 놀라서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에서 눈먼 시어머니가 지렁이를 먹고 눈을 뜬 것은 지렁이가 약용이라는 인식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지렁이가 ‘달동물(lunaranimal)’로 생생력(生生力)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며느리가 아들이 어머니를 잘 봉양하라고 준 돈은 다 써 버리고, 눈먼 시어머니에게 지렁이를 잡아 드려서 벼락을 맞아 두더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 이야기 속 며느리는 지렁이를 눈먼 시어머니에게 지렁이를 드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효심이 있느냐 없느냐'라는 효심의 동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말을 맺는다.
이처럼 개안설화는 그 바탕에 효가 뒷받침되어 있어, 효행에 따라 개안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마련되어 있다. 개안의 계기는 생사를 모르거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식과의 만남에 대한 인간적인 경이, 또는 자신이 징그러운 지렁이를 먹었다는 사실의 놀라움에서 나타난다. 특히 전자의 경우 「심청전」에 그대로 나타난다.
개안설화는 밝음과 어둠처럼 극한적인 상황이라도 그것이 변하지 않고 항구적으로 지속되지 않으며 서로 교체되어 순환한다는 민간의 순환 사고(循環思考)를 바탕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개안'으로 인하여 맹인에서 벗어나는 신체 변화는 보상의 인과적 의미를 지니며, '개안'의 상징적 의미는 새로운 질서의 구축이나 지극한 마음, 깨달음의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