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뱃속에서의 도박」은 민담의 유형 중 과장담에 속한다. 이 이야기는 손진태(孫晉泰)의 『조선민담집(朝鮮民譚集)』(1930)에 「고래 뱃속에서」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가 고래에게 삼켜져 고래 뱃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먼저 들어온 사람들이 도박판을 벌이고 있었고, 곁에서는 옹기장수가 옹기 지게를 버텨 놓고 도박 구경을 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도박하던 사람들이 실갱이를 하며 다투다가 한 사람이 옹기가 얹힌 지게에 부딪치는 바람에 옹기가 박살이 났다. 고래가 그 옹기 파편에 찔려 날뛰다가 죽고 말았다. 이에 고래 뱃속에 있던 사람들은 옹기 파편으로 고래의 배를 째고 탈출하였다.
『청성잡기』와 『한국구비문학대계』에는 이와 비슷한 유화 「고래 뱃속에서 살아나온 어부」가 소개되어 있는데, 어부가 고기잡이에 나갔다가 큰 고래에게 삼켜지자 가지고 있던 작살, 칼로 고래의 배를 째고 탈출한 내용이다.
『조선민담집』의 「고래 뱃속에서의 도박」은 채록자 손진태가 직접 듣고 기억하여 수록한 것으로 고래 뱃속에서 도박하는 사건을 설정함으로써 환상성이 가미된 것에 비해 『청성잡기』와 『한국구비문학대계』의 「고래 뱃속에서 살아나온 어부」는 어부의 고래 뱃속 탈출에 초점을 맞춘 점, 사건 발생 지역이 울진 둔산진, 울산광역시 등 특정 지명이 구체화 되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더욱 강화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동물의 거대함에 압도된 민중들의 경험과 상상력이 확대 작용하여 만들어졌으며, 거대한 동물,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공포와 도전 정신을 드러내고 있다.
「고래 뱃속에서의 도박」은 스티스 톰슨의 모티프 색인 ‘살해되지 않고 삼켜진 사람(동물)(Person(Animal) swallowed without killing)’, ‘동물 뱃속에서 카드 노름을 하는 사람(Animal with men in its belly playing cards)’ 유형에 속하는 이야기로, 우리 민간에서는 「호랑이 뱃속에서 살아난 사람」의 이야기가 이 유형의 대표성을 띤다.
서양에서는 큰 고래를 문학적 소재로 많이 활용하는데 '고래 뱃속에서 살아난 사람'을 모티프로 삼은 대표작은 『구약성서』의 「요나 이야기」나 멜빌(Meville, H.)의 「백경(白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