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담 중 동물 우화, 치우담에 속하며, ‘묘두현령(猫頭懸鈴)’ 또는 ‘묘항현령(猫項懸鈴)’이라고도 부른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속담의 유래담이기도 하다. 이 설화는 송세림이 편찬한 『어면순(禦眠楯)』에 「영묘승마(鈴猫乘馬)」, 홍만종이 편찬한 『순오지(旬五志)』에 「묘항현령」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진다.
쥐가 고양이에게 자주 잡히자 견디다 못한 쥐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였다. 쥐들은 서로 지혜를 짜내어 고양이가 오는 것을 미리 알아내는 방법을 궁리하였으나, 크게 신통한 의견은 없었다.
그때 새앙쥐 한 마리가 나서더니 그 묘안은 고양이 목에다 방울을 달아 놓으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 소리가 날 것이므로, 쥐가 고양이를 미리 피할 수 있다고 하였다. 쥐들은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감탄하고 기뻐하였다. 그때 한 구석에 앉아 있던 늙은 쥐가 “누가 고양이에게 가서 그 목에다 방울을 달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방울을 달겠다고 나서는 쥐가 없었다.
『순오지』에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의 대체적인 줄거리와 함께 ‘묘항현령’이라는 말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이 설화는 아무리 뛰어난 생각이라도 실제로 실행할 수 없으면 헛된 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아르네-톰슨의 AT110 유형에 속하며, 우리나라, 그리스, 인도, 몽골 등 넓은 지역에 걸쳐 전승되고 있다. 이 유형의 가장 오래된 자료인 고대 그리스 우화집 『이솝이야기』에 실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Belling the cat)」와 서사적 합치점이 많은 우리나라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1530년 전후의 『어면순』, 1678년의 『순오지』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록이 상당히 오래된 설화이다. 그리고 근대 이후 교과서나 신문, 잡지, 기타 문헌을 통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졌는데 그에 비해 구전 채록 자료는 좀처럼 찾기 어렵는 점에서 이 이야기의 외래적인 수용 시기 및 경과에 대한 더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비교 문학적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크며 무엇보다 속담의 근원을 밝히는 설화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