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조(明朝)의 신판(新板)인 《자치통감강목 資治通鑑綱目》을 자본으로 하여 1493년 계축년에 주성하였다. 그러나 어느 책을 발간하기 위하여 계축자(癸丑字)를 주조하였는가에는 실록에 밝혀져 있지 않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 慵齋叢話》의 홍문관(弘文館)판 《증보문헌비고 增補文獻備考》에 계축자에 대한 기사가 보이고, 또한 민주면(閔周冕)편 《동각잡기 東閣雜記》에도 유사한 내용이 있을 뿐이다.
다만 이인영(李仁榮)의 《청분실서목 淸芬室書目》에는 계축자 중에서 가장 이른 것은 동월(童越)의 《조선부 朝鮮賦》라고만 밝히고 있으나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활자의 자체는 갑진자(甲辰字)와 같이 해정(楷正)한 진체자(晉體字)이나, 그보다 훨씬 큰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대자는 사뭇 굵고 크며, 소자는 큰 글자에 비하여 너무 작으므로 활자로서 균형이 잘 짜여 있지 않은 편이다.
이 활자는 중종조까지 사용되고 곧 폐기된듯, 현전하는 인본이 많지 않은데, 《동국여지승람》·《자치통감강목》·《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