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1·5·9월의 삼장재월(三長齋月)과 매월 8·14·15·23·29·30일의 육재일을 총칭한 것이다. 삼장재월과 육재일에는 수미산(須彌山)의 정상인 도리천(忉利天)에 머물고 있는 제석천(帝釋天)이 사천왕 등과 함께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의 행위를 살피는 날이라고 하여, 삼업(三業)인 신(身,행동)과 구(口,말)과 의(意,마음)으로 계(戒)를 지켜며 소식(素食)하고 곤충의 살생까지도 금하게 된다.
재일(齋日)의 설정은 불교신앙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사회윤리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도들 사이에 삼장재월과 육재일은 재계의 날로 받들어져 많이 지켜져 왔다.
특히, 신라의 원광(圓光)은 세속오계 가운데 살생유택(殺生有擇)을 이에 근거하여 설정하였다. 즉, “생명을 죽이되 가려서 죽인다.”고 한 것은 시기적으로 이 구재일을 피해서 죽이도록 한 것이다. 원광 이후 구재일은 화랑도를 중심으로 한 재가신도들에게 널리 전승되었다.
구재일은 재가신도들을 위해서 제정한 것으로 죽은 뒤 천상에 태어난다는 후보(後報)가 있으며, 특히 『법화경(法華經)』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날에 승려들과 함께 보살계의 십계(十戒) 등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