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순필(舜弼), 호는 석파(石坡). 창업(昌業)의 서출인 선비화가 윤겸(允謙)의 둘째아들이다. 남공철(南公轍)의 『김순필용행전(金舜弼龍行傳)』에 의하면 아주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려 아버지가 직접 지도를 했다고 한다.
성년이 되어서는 이덕무(李德懋)·유득공(柳得恭)·박제가(朴齊家) 등과 더불어 시문서화(詩文書畵)를 즐기며 각별히 교유했으나 어려서부터의 지병으로 26세로 요절했다고 한다. 성격이 기괴하고 강개하여 집안살림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산천을 유람하며 다녔으며, 그가 퉁소를 불면 그 소리가 너무 비장하여 듣는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유작으로는 심사정(沈師正)과 이인상(李麟祥)의 남종화풍이 엿보이는 간송미술관 소장의 「노송궁천도(露松窮泉圖)」와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의 「위암박주도(危巖泊舟圖)」 등이 전한다. 세 그루의 소나무와 주변의 계곡을 소재로 삼아 그린 「노송궁천도」에는 강세황(姜世晃)과 서직수(徐直修)의 화평이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