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에 김구(金坵)가 지은 한시.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동인시화(東人詩話)』·『대동시선(大東詩選)』 등에 수록되어 있다. 떨어지는 배꽃이 거미줄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거미가 나비인 줄 알고 잡으러 간다는 것이 시인의 뜻이다. 『삼한시귀감』에 ‘翩翩(편편)’이 ‘編編(편편)’으로 되어 있고 『동인시화』·『대동시선』에 ‘黏(점)’이 ‘粘(점)’으로 되어 있다. 작품의 내용을 현대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풀풀 춤추며 가다간 되오고/소슬바람 불자 도리어 가지에 올라 피려 하네./아뿔사 한 조각이 그물에 걸리자/때마침 거미가 보고 나비인줄 알고 잡으러 오네(飛舞翩翩去却回 倒吹還欲上枝開/無端一片黏絲綱/時見蜘蛛捕蝶來).”
배꽃의 겉모양이 나비와 비슷한 것에서 뜻을 일으켜 이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제2구[承句]에서 배꽃이 떨어지다가 밑에서 위로 치켜부는 소슬바람을 타고 높은 가지에 나시 꽃피려 한다는 수사기법은 일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전구(轉句에 이르기까지 떨어지는 꽃잎의 움직임을 그리는 것으로 계속하다가 마지막 결구에서 거미와 나비의 등장으로 시인의 끗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고 있어, 말은 공교롭지만 담긴 뜻이 얕다는 평가는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작자는 최자(崔滋)와 함께 이규보(李奎報)의 후예로 인정받은 시인이지만, 그 기상은 이규보에 미치지 못하여 오히려 섬약(纖弱)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