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말은 처음에는 국수를 만드는 데 주로 이용되었으므로 국수의 시작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이전의 우리 문헌에서는 국수에 관한 뚜렷한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중국의 문헌인 ≪제민요술 齊民要術≫에 녹두녹말로 국수를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시기인 삼국시대에 우리도 녹말로 국수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짙다.
고려시대에는 국수무리가 다양해지면서 녹말의 종류도 많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율무·메밀 등의 식품이 이때의 문헌에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들로도 녹말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녹말은 식생활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그 종류는 물론 용도도 매우 다양화되었다.
녹말은 그 재료에 따라서 녹두녹말·수수녹말·생강녹말·연근녹말·율무녹말·도토리녹말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다. 녹말은 재료를 갈아 체에 받쳐 주머니에 넣고 주물러 짠다 그런 다음에 앙금을 가라앉혀서 만든다.
앙금을 가라앉힐 때는 윗물을 여러 번 갈아주어야 빛이 깨끗하다. 앙금의 빛이 하얗게 되면 물을 따라낸 뒤에 물기가 가시도록 깨끗한 보자기를 접어서 얹고 그 위에 재를 놓아둔다.
물기가 가신 앙금은 채반에 한지를 깔고 잘 펴서 말린다. 거의 말랐을 때 덩어리를 부수어 체에 쳐서 바싹 말리면 나중에 손질하기가 쉽고 고운 가루로 만들 수 있다.
녹말은 봄에 나뭇잎이 나기 전에 만들어야 삭지 않고 양이 많이 나온다. 된 녹말은 한지로 만든 봉지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녹말은 국수 이외에 응이·녹말당·묵·녹말편·당면 등에 이용되고 선·초·저냐·어채 등 각종 부식류의 재료로도 쓰인다. 응이에는 녹두·갈근·연근 등의 녹말이 이용되고, 묵에는 메밀·도토리·녹두의 녹말, 녹말편에는 녹두·생강의 녹말 등이 쓰인다.
녹말은 풀로도 이용되어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율무녹말로 쑨 풀은 접합성이 강하여 창호지를 바르면 바람에도 잘 견디므로 바다에서 선창을 바를 때 이 풀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요즈음에는 상품화된 녹말은 주로 감자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