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습에 비유하여 녹용이라 이름하였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중품(中品)에 수재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슴이 사육되고 있는데, 꽃사슴이 대다수를 이루고, 다음은 적록(赤鹿)에 속하는 뉴질랜드산과 대록(大鹿)에 속하는 아메리카 엘크(Wapiti=Elk) 등이 사육되고 있어 일부는 약용으로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수요에 미치지 못하여 많은 양이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순록(馴鹿, 러시아산)·마록(중국산)·적록(뉴질랜드산) 등의 사슴뿔이 수입되고 있다. 사슴뿔의 채취시기에 따라 녹용과 녹각(鹿角)으로 분류하며, 녹용은 어린 뿔을 채취한 것이며, 녹각은 완전히 자란 뿔이 탈모하여 자연탈락한 것을 말한다.
녹용의 효능은 성질이 온(溫)하고, 맛은 달며 신장·간장·심장·심포(心包)에 작용하여 생정보수(生精補髓)·익혈(益血)·조양(助陽)·강근건골(强筋健骨)하는 효과가 있어, 일체의 허약함을 치료하고 남자허로정쇠(男子虛勞精衰)·요슬위약(腰膝痿弱)·현운활정(眩暈滑精)·부녀붕루(婦女崩漏)·대하(帶下) 등 증상을 치료한다. 이상과 같이 녹용은 전신강장약으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하면 신체강장과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의 경우는 발육을 촉진하고 저항력을 증강할 수 있으며, 청장년자의 경우에는 건강유지에 좋고, 중년인 사람이 복용하면 강장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그리고 노인에게는 신체의 약한 부분을 보(補)하고 전신을 온난(溫暖)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질이 허약한 소아로서 발육이 느리거나 연골병(軟骨病)에 걸려 있을 경우, 또는 이가 늦게 나거나 정문(頂門: 정수리)이 좀처럼 폐합하지 않을 때 녹용을 복용시키면 발육을 촉진하고 골격을 튼튼하게 도울 뿐만 아니라 지능을 발달시키고 위장의 소화흡수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녹용에는 많은 양의 호르몬과 발정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서 성기능 감퇴에 대하여 흥분장양작용이 있다. 연령은 아직 늙지 않았는데 남성의 경우 양위(陽痿: 발기가 안됨)하거나, 여성의 경우 냉감증(冷感症)이 있거나 하면 녹용을 분말 또는 환약으로 만들어 항상 복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 또한 녹용에는 장양(壯陽: 양기를 북돋음)의 효능이 있으므로 약간의 만성병 치료에도 복용되고 있다.
정신피로, 몸이 마름, 사지냉감(四肢冷感)·요퇴냉통(腰腿冷痛)·식욕부진·불면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녹용에 황기(黃芪)·인삼 등을 배합하여 응용한다.
빈혈환자에게는 녹용을 복용하면 적혈구·헤모글로빈·망상적혈구의 신생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특히 부인들의 생리와 출산으로 체력의 소모나 중병 및 대수술 뒤에 복용하면 좋다.
부인들의 체내호르몬이상은 각종의 질병을 초래한다. 예를 들면 월경과다, 월경기의 단축 또는 연장, 대량의 자궁출혈로 체력의 소모 혹은 백대하(白帶下)의 과다로 냄새가 있는 등의 허약증상이 수반될 때에 특히 좋다.
그 밖에도 산전산후의 자양강장제로서도 우수하다. 습관성 유산이 있는 임신부에 대하여는 유산방지에 도움이 된다. 평소부터 체질이 허약한 임신부의 경우 적당량의 녹용을 복용시키면 모체에 유익할 뿐 아니라 태아에 대하여도 영양을 주며 그 발육을 촉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