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4책.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농서이다.
저자 안종수는 1881년 조사시찰단(朝士視察團)의 수행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일본의 대표적인 농학자 쓰다(津田仙)를 통해 네덜란드 농학자 호이브렌크(Hooibrenk,D.)의 재배법을 접하였으며, 쓰다의 『농업삼사(農業三事)』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여러 가지 농업 관계 서적을 가지고 돌아와서, 5개월간 각국의 근대 농업에 관한 연구에 몰두한 끝에 1881년 12월 『농정신편』의 원고를 완성하였다. 그런데 간행은 곧바로 이뤄지지 못하고, 1885년 갑신정변 이후 통리교섭통상아문 주사로 근무할 때 이뤄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농업 기술서로 과거의 농서와는 판이한 체계와 내용을 수록하였다. 특히 근대 과학을 토대로 한 식물학 또는 농화학적 지식을 원용한 농법을 소개하고 있다.
초판본의 구성을 보면, 권 1은 토성변(土性辨)과 배양법의 두 항으로 되어 있다. 토성변은 양토(壤土) · 치토(埴土) · 분토(墳土) · 도토(塗土) · 노토(壚土) · 광척(廣斥)으로 구분하여 각종 토양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토지성질론 · 토지해석법 · 초목성질 · 식물생리 · 배수술(排水術) 등의 항목을 두어 토지이용에 관한 설명을 싣고 있다. 배양법은 배양발단(培養發端) · 배양중경(培養中耕) · 경작사업(耕作事業) · 토지휴한법(土地休閒法) · 경작교대법(耕作交代法) 등의 문제를 논하였다.
권 2는 분저법(糞苴法)과 분배법(糞培法)의 두 항목으로, 각종 비료의 제조법과 효능을 설명하였다. 여기에서 취급된 비료의 종류는 인분을 비롯한 가축분, 식물성 비료, 동물성 비료와 유기물비료 등 40종에 이른다. 권 3·4는 육부경종(六部耕種)이라는 항목으로, 각종 식물의 뿌리 · 줄기 · 껍질 · 잎 · 꽃 · 열매 등의 생태와 그 식물의 재배법을 설명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새롭고 신기한 사실을 담은 것이었다. 그러나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했거나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 재래 농법에 큰 자극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서양의 근대 농법을 소개한 농업 기술서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