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溜)와 같은 음식이다. 우리나라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동아누르미·가지누르미·대구껍질누르미·개장고지누르미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제법은 다음과 같다.
① 동아누르미 : 동아를 넓은 배[梨] 잎만큼 얇게 저며 간을 해두고, 무를 화채감처럼 썰어 삶고 석이·표고·참버섯을 잘게 다져 후춧가루로 양념하여 동아 절인 것에 하나씩 싼다. 이것을 대접에 담아 중탕으로 찌고 간장에 기름과 밀가루·꿩국물을 넣고 후추·천초가루로 양념한 즙을 끼얹는다.
② 가지누르미 : 가지에 간장·기름·밀가루를 발라 구운 다음 간장에 파·기름·밀가루를 타서 만든 즙을 끼얹는다. ③ 대구껍질누르미 : 대구껍질을 물에 담갔다 빨아서 네모나게 썰고, 석이·표고·송이·참버섯, 꿩은 다져서 후추·천초가루로 양념한다. 이것을 대구껍질에 싸서 삶은 다음 꿩국물에 밀가루·골파를 넣어 만든 즙을 끼얹는다.
④ 개장고지누르미 : 개를 슬쩍 삶아 뼈를 발라낸 다음,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후춧가루와 참기름, 간장으로 양념하여 타지 않게 굽는다. 된장을 걸러 기름과 후추·천초·생강가루를 섞고 밀가루를 넣어 끓여 즙을 만든다.
이러한 누르미 조리법은 조선 후기에 이르러 재료를 익혀서 꿰는 음식으로 조리법이 바뀌게 되었고, 이로써 즙을 끼얹어 먹는 음식은 우리의 조리법에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