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도침(擣砧)’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옷은 평면 구성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세탁 때마다 바느질한 모든 솔기를 뜯어 빨고 새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러므로 풀을 먹여 새 옷감과 같이 올이 바르고 윤기 있게 손질하는 다듬이질이 발달하게 되었다.
가족의 옷 손질과 바느질 솜씨는 그 집 주부의 안목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주부는 부지런히 가족의 옷을 정갈하게 빨고 새롭게 물들여 체형에 맞게 다시 짓거나 계절의 변화에 조화되게 재구성하였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도침법이라 하여 옷감의 종류나 색에 따른 다듬이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이에 의하면 “ 비단에는 대왐풀을 먹이는데, 특히 쪽빛에는 이것으로 먹여야만 빛이 난다. 진홍색은 대왐풀과 아교풀을 섞어 먹인 다음 밟아서 살이 오르고 물기가 거의 마른 뒤 홍두깨에 감아 다듬는다.
무명과 모시는 잇꽃 담갔던 진한 누런 물을 조금 넣고, 오미자물에 풀을 섞어 개어 먹여야 푸른 빛이 나지 않는데, 이때 풀을 너무 세게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자주색은 풀을 묽게 개어 먹인 뒤 부채질을 하여 약간 마르거든 힘껏 밟아 홍두깨에 감아 밀어가며 밟아 다듬는다.
보라색은 생 토란을 갈아 그 즙을 먹여 다듬고 아청색은 아교풀을 먹인다. 흰색 명주는 달걀흰자를 녹말풀에 섞어 쓴다. 무명에는 백면가루를 섞어 먹이면 풀이 세면서도 보드랍고 윤이 나며, 모시는 활석이나 녹말을 먹여 다듬으면 윤이 난다.”고 하였다.
다듬이 방법은 풀기가 마르기 전 비틀린 올을 바로 펴서 밟아 홍두깨에 말아서 다듬거나 다듬잇돌에 놓아 다듬어 홍두깨에 감아 다듬이질하였다. 이때 사용되는 도구로는 단단한 나무로 만든 다듬잇방망이와 장방형의 표면이 고운 다듬잇돌, 홍두깨와 이를 고정시키는 홍두깨틀, 옷감을 싸는 보자기와 끈 등이 있다.
다듬이질을 하는 것은 주로 겹옷이나 솜옷 · 침구류 등이었으므로 늦가을과 겨울철에 밤늦게까지 두 사람이 네 개의 방망이로 음률에 맞추어 옷감을 다듬는 다듬이 소리는 우리 풍속의 일면을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합성섬유가 발달하고 옷감의 후처리와 가공법이 발달함에 따라 다듬잇소리가 사라지고 다듬이질한 옷감의 아름다움도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