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왕(梵王)·범천(梵天)’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33천(天) 중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왕이다. 원래 힌두교의 신이었으나 불교가 일어나면서 불교적 선신(善神)으로 수용되었다. 불교에서는 늘 제석천(帝釋天)과 짝을 이루며 불교를 옹호하는 신으로 묘사된다.
『삼국유사』의 「어산불영(魚山佛影)」에는 신라 때 어산에 만어사(萬魚寺)를 짓고 여러 불상을 조성하였는데 그때 대범천도 봉안하였으며, 부처님이 이곳에서 독룡(毒龍)을 교화할 때 대범천이 나타나서 용과 나찰(羅刹)뿐만이 아니라 모든 중생들에게 그 가르침을 줄 것을 부탁하였다고 한다. 석굴암(石窟庵)에는 이 고사를 따라 수려한 대범천상이 조각되어 있다. 현존하는 유일한 이 대범천상은 천인(天人)의 모습에 육감적인 자태로 묘사된 걸작이다.
대범천은 우리나라 사찰에 봉안되어 있는 각종 탱화에 묘사된 수호신들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중탱화(神衆幀畫))에서는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