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大巖山)은 ‘큰 바위가 있는 산’이라는 의미로, 산 정상부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문헌에 등장하는 한자 표기는 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르다. 1759년 『기묘장적(己卯帳籍)』에는 ‘대암산(擡巖山)’으로, 1843년 『인제읍지(麟蹄邑誌)』에는 ‘대암산(臺巖山)’으로 기록되었다. 대암산 용늪도 1910년대 지형도에는 대룡포(大龍浦)와 소룡포(小龍浦)로 표기되어 있다.
대암산은 강원도 인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으며, 고층습지로 잘 알려진 산이다. 산의 정상은 인제군에 속하며, 해발고도는 1,312.6m이다. 대암산은 북쪽으로 두솔산[또는 도솔산, 1,147m]과 대우산[1,178m] 등 해안분지의 외륜산과, 남쪽으로는 광치령[660m]으로 이어지는 산지를 형성한다. 산지의 동쪽 수계는 소양강의 지류인 인북천으로, 서쪽 수계는 양구 서천으로 흘러가며 이들은 춘천시에서 합류한다.
식생은 대체로 신갈나무가 우점하지만, 정상부에는 분비나무 및 초지대가 나타난다. 6·25전쟁 당시 격전지로 황폐화되었으나, 이후 반세기 이상 방치되면서 동식물의 천이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식물지리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대암산 일대의 지질은 고원생대 중기에 관입한 섬장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암산 석영 섬장암’으로 명명되었다. 이 암체는 화강암과 유사하게 큰 덩어리 형태를 이루며, 풍화 과정에서 평탄한 지형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탄습지인 큰용늪과 작은용늪, 그리고 고산습지인 애기용늪은 모두 이러한 평탄면에 형성된 습지들이다.
습지가 분포한 대암산 정상부는 연중 175일 정도 안개가 끼고, 7개월 이상 월평균기온이 5℃ 이하인 기후 특성을 보인다. 물이끼, 산사초, 뚝사초, 진퍼리새 등 고층 및 중층 습원의 지표식물이 분포하며, 기생꽃, 날개하늘나리, 닻꽃, 제비동자꽃, 조름나물 등 멸종위기 야생식물이 자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크다. 큰용늪과 작은용늪에는 이탄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결과 약 5,000년 전으로 분석되었다.
1966년 DMZ 학술조사단에 의해 고층습원을 비롯한 대암산의 생태적 가치가 확인됨에 따라, 1973년 7월 10일 제246호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보호구역의 범위에는 해안분지를 둘러싼 대암산, 대우산, 도솔산과 큰용늪, 작은용늪이 포함되었다. 이후 대암산 용늪은 1997년 7월 28일 우리나라 최초의 주1로 등록되었다. 용늪 생태 탐방은 인원이 제한되므로, 이 지역을 탐방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