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삼보(三寶) 중에서 법보(法寶)인 대장경을 1년에 한번씩 햇빛을 받게 하며, 신성한 경전을 머리에 임으로써 우러나는 경건한 신심을 아울러 취하기 위하여 널리 행하여졌다. 고려시대 대장경이 두 차례에 걸쳐서 거국적으로 각조(刻雕)되자 장경도량(藏經道場) 등 대장경에 관계되는 불사(佛事)가 크게 성행하게 되었는데, 이 의식도 고려시대에 시작된 뒤 조선시대를 거쳐서 오늘날까지 사찰에서 널리 행하여지고 있다.
이 의식은 사찰 내의 재의식(齋儀式) 또는 수계의식이 끝날 무렵에 행하여지는 경우와, 독자적으로 정대불사만을 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요잡(繞匝)이라고 한다. 다른 의식 뒤에 수반될 경우 단순히 대장경을 머리에 정대하는 것으로 끝내는 경우와, 경전을 머리에 이고 독경을 하면서 의식도량을 선회하는 경우가 있다.
소규모의 사찰에서는 『금강경』ㆍ『법화경』ㆍ『화엄경』 등의 근본경전만을 1책 또는 수책씩 머리에 이고 손으로 정중히 받치는 형식을 취하지만, 팔만대장경을 소장하고 있는 해인사 등의 대사찰에서는 음력 3월에 독립된 신앙형태로서의 대장경정대불사를 행한다. 이 때는 대장경 전질을 참석한 사람들이 나누어서 머리에 이고,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를 따라 돌면서 끊임없이 법성게(法性偈)를 독경하며 법보의 공덕을 기리고 마음을 정화하는 방법을 취하는데, 참석 인원이 많을 때는 수만 명에 이른다.
이 의식은 고려시대에 성행하였던 경행(經行: 걸으면서 행하는 참선)과 맥락을 같이하는 신앙의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