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39장. 연활자본. 한말 복잡한 국제 정세의 소용돌이 속에서 열강들과의 통상 및 외교로 인하여 각국과의 왕래가 잦았다. 이에 따라 도로망과 거리에 대한 지식의 필요로 이 책이 편찬된 것이다.
즉, 당시 도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군사적인 측면에도 대비하면서 인접 지역의 도로망의 사정, 즉 이수(里數)·험이(險易)·강하(江河)·역참(驛站)·영(嶺)·철로(鐵路) 등의 파악을 목적으로 하였다.
체재를 살펴보면 책을 편찬하게 된 동기를 기록한 노정표서(路程表敍)와 기술 방식을 적은 표례(表例), 목차에 이어서 각 도로별 노정표의 순서로 되어 있다. 노정표는 중국 톈진(天津)에서 산하이관(山海關)에 이르는 철로참도(鐵路站道)와 산하이관에서 북경(北京)에 이르는 참도를 비롯하여 치치하얼(齊齊哈爾)에서 러시아 해란포(海蘭泡)에 이르는 참도, 혼춘(琿春)에서 원산에 이르는 참도 등 29개 도로를 기록하고 있다.
각 노정표의 기술 방식은 매 노정마다 출발지, 도로의 방향, 도로의 형편, 경과, 출발 지점에서 각 도착 지점까지의 이수(里數), 한 구간의 종착지, 첫 출발지에서 해당 구간의 종착지까지의 거리의 합, 소속 행정지역명, 경계되는 성의 명칭 등의 순서로 일목요연하게 표로 엮었다.
거리 계산은 삼국 각각 그 나라의 이(里)를 기준으로 표시하였는데, 대략 대한(大韓)의 10리는 청의 8리, 러시아의 4리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책의 편찬이 여러 사람의 유람 일기에서 취하였기 때문에 정확한 것이 못 되었으며, 표례(表例)에서 밝히고 있듯이 거리를 인행이수(人行里數)로 계산하여 사람이 걷는 곡선 거리이어서 직선 거리를 표시하는 지도와는 크게 부합되지 않았다. 이는 이 노정표가 지니는 단점이면서 동시에 장점이다. 규장각도서·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