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관음가·천수대비가(千手大悲歌)·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맹아득안가(盲兒得眼歌) 등이라고도 한다. 『삼국유사』 권3 분황사천수대비맹아득안조(芬皇寺千手大悲盲兒得眼條)에 전한다.
경주 한기리(漢岐里)의 여인 희명의 아들이 생후 다섯 해 만에 갑자기 눈이 멀게 되자, 희명이 분황사 좌전(左殿)에 있는 천수대비의 벽화 앞에서 아이로 하여금 이 노래를 부르게 하여 마침내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전체 노래가 10구절로 나누어지므로 흔히 십구체(十句體) 향가로 인정받고 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무루플 고조며 둘 ○바당 모호누아 千手觀音ㅅ前아ᄒᆡ 비ᄉᆞᆯ○ 두누오다 즈믄 손ㅅ 즈믄 눈흘 ᄒᆞᄃᆞᆫᄒᆞᆯ 노ᄒᆞ ᄒᆞᄃᆞᆫᄒᆞᆯ 더ᄋᆞᆸ디 둘 업는 내라 ᄒᆞᄃᆞᆫᅀᅡ 그ᅀᅳᅀᅵ 고티누옷다라 아으으 나애 기티샬ᄃᆞᆫ 노ᄒᆞᄃᆡ ᄡᅳᆯ 慈悲여 큰고(膝肸古召0xF445 二尸掌音毛乎攴內良 千手觀音叱前良中 祈以攴白屋尸置內乎多 千隱手□叱千隱目肸 一等下叱放一等肸除惡攴 二于萬隱吾羅 一等沙隱賜以古只內乎叱等邪 阿邪也 吾良遺知攴賜尸等焉 放冬矣用屋尸慈悲也根古).”(양주동 해독)
이를 현대어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무릎을 곧게 하고 두 손바닥을 모아 천수관음(千手觀音) 앞에 비옵나이다. 천 손의 천 눈을 하나를 놓아 하나를 덮으사 둘 없는 저울시다. 하나를 그윽이 고치기 바라나이다. 아아, 놓아주신, 자비(慈悲)야말로 클 것이외다.”
향찰(鄕札)로 표기된 내용의 해독이 연구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체로 천수천안(千手千眼: 천개의 손과 그 손바닥마다 박혀 있는 천개의 눈)을 가진 천수관음 앞에 합장하고 앉아, “두 눈이 없는 내게 눈을 주신다면 그 자비로움이 얼마나 크겠습니까.”하는 기원의 노래라는 데에는 일치한다.
원전의 “영아작가(令兒作歌)”라는 대목에 대한 풀이에 따라 이 노래의 작자를 희명의 아들로 추정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 노래를 향찬(鄕讚)으로 본다면 향찬의 전통적인 창법에 따라 희명이 부른 것을 그 아들이 따라 불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노래는 명령법이나 강제의 요소에 의존하는 주술가(呪術歌)와는 달리 종교적 신심(信心)으로써 신격(神格)을 환기하고, 나아가 초월적인 신격에 의하여 자신이 구제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적 서정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