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7년(세종 29)에 편찬을 완성하고 1448년 인행(印行), 반포한 ≪동국정운≫의 본문 중 한문 대자(大字)의 인출에 사용한 목활자를 말한다.
이 책의 본문 중 한글 대자 활자는 동활자이고, 서(序) 및 세주(細註)의 인출에 사용한 활자는 갑인자(甲寅字)이다. 한문 대자의 자본(字本)은 진양대군(晉陽大君 : 뒤의 세조)의 필적인 듯한데, 이는 ≪법천보장 法泉寶藏≫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묵개자(墨蓋子)의 음문(陰文)만은 안평대군(安平大君)의 글자체와 비슷하다. 그리고 1455년(단종 3)에 인출한 ≪홍무정운역훈 洪武正韻譯訓≫과 대비하여볼 때 한문 대자의 목활자는 자체에 있어서는 비슷하나 활자가 다르며, 이 한글활자와 묵개자는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동국정운≫과 대비하여보면 역시 차이점이 나타난다.
동국정운자의 크기는 2.1×1.9㎝ 정도의 송설체계(松雪體系) 네모꼴의 활자이고, 한글활자의 크기는 1.9×1.6㎝ 정도의 고딕체 방형(方形)이며, 묵개자의 크기는 1.9×1.8㎝ 정도이다. 이 활자로 인쇄한 책은 1448년에 반포된 ≪동국정운≫만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