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언서(鼴鼠)·분서(鼢鼠)·전서(田鼠)·여서(犁鼠)·은서(隱鼠)라고 한다. 학명은 Talpa micrura coreana (THOMAS)이다. 몸은 갈색이며 몸길이는 14.7∼15.4㎝, 꼬리는 1.9∼2.0㎝, 뒷다리는 1.9∼2.2㎝이다. 두더지는 집쥐 다음으로 우리 주변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짐승이나, 그 생태에 관하여는 잘 조사되어 있지 못하다. 그 이유는 두더지가 진동에 지극히 민감하여 사람이 가까이 가기 전에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야간에만 가끔 땅 위에 나타날 뿐 대부분의 생활을 지하에서 영위한다. 봄에서 여름까지 지표면의 여기저기서 흙을 쌓아올린 굴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두더지가 먹이를 찾기 위하여 만든 굴이다.
이 굴은 먹이가 되는 지렁이나 곤충의 서식장소에 따라 겨울에는 깊어지고 여름에는 얕아진다. 사질양토(砂質壤土)로 부드럽고 적당한 습기가 있는 곳을 선택하여 서식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것은 굴을 만들기 쉽고 먹이가 풍부한 까닭일 것이다.
먹이는 지방과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로 애벌레·번데기·거미·지렁이·풍뎅이·달팽이·지네·개구리 등을 잡아먹는다. 교미시기는 3∼4월이고, 4∼6월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성장이 빨라서 6개월이 지나면 어미와 같은 크기로 성장한다. 천적으로는 족제비·여우·오소리·올빼미·말똥가리·왜가리·백로 등이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보장왕 27년조에 “낭호(狼虎)들이 성으로 드나들고 두더지는 방에 구멍을 뚫고 인심이 소란하니, 이런 징조로 미루어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두더지가 방에 구멍을 뚫는 행위는 국가가 망하는 조짐으로 해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두더지는 땅을 파고 땅 밑으로 다니기에 땅과 가장 친한 동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농부는 두더지’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선입견에 전혀 어긋나는 행실도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두더지가 나비 못되라는 법 있나’라는 말을 쓴다.
‘두더지 혼인’이라는 말은 제 분에 넘치는 엉뚱한 희망을 가진다거나 자기보다 썩 나은 사람과 혼인하려고 애쓰다가 결국은 동류와 혼인하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순오지(旬五志)』·『동언해(東言解)』 등에 이에 대한 유래설화가 수록되어 있다.
두더지는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햇님에게 청혼을 하였는데, 햇님은 구름이 나를 가리니 나는 구름만 못하다고 하였다. 두더지가 구름에게 가서 청혼을 하자, 구름은 바람이 나를 흩어지게 하니 나는 바람만 못하다고 하였다. 두더지가 다시 바람에게 청혼하자, 바람은 석불(또는 미륵)만큼은 쓰러뜨리지 못한다고 했다.
두더지가 석불에게 가자, 두더지가 땅을 파면 자기는 넘어지므로 두더지가 자기보다 나으리라 했다. 그래서 결국 두더지끼리 혼인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