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장(麞) · 궤(麂) · 균(麕 · 麇)이라 하였으며, 장성한 노루를 우(麌), 새끼를 조(麆), 암노루를 표(䴩)라고 하는 등 노루에 관한 명칭은 세분화되어 있다. 학명은 Capreolus pygargus (Pallas, 1771)이다.
몸통의 길이는 100140㎝, 꼬리의 길이는 14㎝, 귀의 길이 1213.8㎝, 뒷다리의 길이 31.638㎝, 어깨의 높이는 6090㎝, 무게는 1530㎏이다. 뿔은 작고, 길이는 약 23㎝로 3개로 나누어진다. 귀는 크고, 안하선(眼下線)이 없으며, 윗턱에 송곳니가 보통 없다. 윗입술의 자반(髭斑)은 없고, 아랫입술에는 매우 작은 검은색 반점이 있다.
털은 표피의 각질층이 변해서 생기는데, 겨울털은 두껍고 어두운 회갈색으로 목 부위에는 흰털이 크게 있고, 여름 털은 밝은 적황색이며, 겨울철에는 엉덩이에 흰색 반점이 뚜렷하다. 털갈이는 털갈이를 일으키는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로 일어나며, 적응의 한가지 방편으로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는 56월에는 부드럽고 밝은색으로 털갈이하여 몸을 서늘하게 하고, 가을 교미기가 끝나는 910월에는 두텁고 어두운색으로 털갈이해서 체온을 보호한다.
노루의 생리적 수명은 수컷 15세 전후, 암컷 20세 전후, 생태적 수명은 10년 내외이다. 발정기는 약 25일 지속되며, 수컷은 복수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거의 먹지 않고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다. 처음 교미 후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두 번째 발정기가 찾아온다. 다른 사슴 종류보다 성 성숙이 빨라 암수 생후 2년 정도면 성적으로 성숙한다. 수컷은 발정기가 다가오면서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교미 시기는 910월, 임신 기간은 270일[270290일]로 사슴과 동물 중에서는 가장 긴데 이 중 120140일은 착상 지연 기간이다.
노루는 수정체가 자궁내 착상 단계에 이르기까지 잠복기를 거치는 동물로, 일단 수정된 난자는 착상하지 않고 자궁 속을 떠다니며 ‘자궁유’로 생존하며, 10, 11월부터 12, 1월까지를 착상 전 단계라 할 수 있다. 출산 시기는 주로 4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이며, 5월에 가장 많이 출산한다. 어미는 출산 한 달 전부터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숲의 가장자리나 키가 큰 풀이 많은 초원에 새끼 낳을 곳을 마련한다. 한배에 보통 1마리를 낳으나 23마리를 출산하기도 한다. 갓 낳은 새끼는 갈색 바탕에 황색 또는 흰색의 뚜렷한 반점이 있으며, 자라면서 점차 반점은 없어진다. 출생시 새끼의 무게는 약 1.72.2㎏이며, 성별 차이는 거의 없다.
노루는 태어난 지 1년이 되면 뿔이 나기 시작해서 3년이 되면 가지가 돋아나고, 연령이 많아지면서 크고 복잡한 뿔이 생긴다. 뿔은 17~30㎝로 짧고, 3개의 첨지로 나누어진다. 수노루의 상징인 뿔은 매년 뿔 갈이를 하는데 뿔 갈이는 호르몬 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교미기가 끝나고 혈액 속에 있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떨어지는 11월에서 12월에 뿔이 떨어지고, 이듬해 1월경에 다시 돋는다.
수컷은 뿔이 단단해질 때 뿔에 있는 솜털이 털갈이를 하는 데 이때 뿔로 나무껍질을 벗기거나 머리와 피부에서 분비되는 체액을 풀이나 나무에 묻혀 영역을 표시하기도 하며, 발굽으로 땅을 긁어 영역을 표시하고 발굽 사이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돌이나 흙에 묻혀서 후각 표시까지 곁들여 세력권을 표시한다. 다른 수컷들은 그 냄새를 맡고 피하게 되는데, 냄새를 맡고도 영역에 들어오는 녀석이 있으면 세력권을 둘러싼 싸움이 격렬해진다.
번식기 이외에는 작은 가족군을 형성하여 생활하며, 아침저녁으로 주로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 풀, 나무의 줄기나 잎[송악, 시로미, 보춘화, 산철쭉, 눈향나무 등], 과실 등을 즐겨 먹는다. 노루는 고산, 야산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전역의 산림 지대에 서식한다. 거친 비탈길도 잘 달리며, 헤엄도 잘 친다. 다른 동물과 달리 겨울철에도 양지보다 바람만 심하지 않으면 음지를 선택하여 서식한다. 노루가 음지에서 사는 이유는 그 체질이 태양성이기 때문으로, 지방이 많은 멧돼지가 양지에 사는 데 반하여 지방이 적은 노루가 음지에 사는 것은 체질로 설명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노루의 털에 기생하는 등에가 초가을에 노루 피부에 알을 품어 겨울철에 피하에서 자란 유충이 온도가 높아지면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가려움을 참기 어렵게 되어 음지를 선택하여 생활하는 것이다. 서식장소는 시기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초목이 우거져서 숨을 곳이 많은 10월경까지는 산 중턱 이하에서 서식하며, 겨울이 되면 먹이 때문에 다시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 수컷은 세력권을 갖고 있으나 암컷들은 상호배타적인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혈연관계가 있는 암컷끼리는 동소적으로 모계 혈연군을 만들어 생활한다.
호랑이 · 표범 · 곰 · 늑대는 물론 독수리까지 노루를 습격한다. 노루는 우리나라에서 일찍부터 수렵의 대상이 되었던 동물로 『삼국사기(三國史記)』에도 노루를 잡은 기록이 많이 나타난다. 고구려 유리왕(琉璃王) 2년(서기전 18)에 서쪽으로 사냥을 나가서 흰 노루를 잡았고, 민중왕(閔中王) 3년(46)에도 동쪽으로 사냥을 나가서 흰 노루를 잡았으며 태조왕(太祖王) 55년(107)에는 질산양(質山陽)에서 사냥하다가 자색 노루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다. 흰 노루를 잡았다는 기록은 중천왕(中川王) 15년(262)과 장수왕(長壽王) 2년(414)에도 나타난다.
노루 사냥은 노루가 밤에 밭에 내려와서 곡식을 먹고 새벽에 돌아가는 길목에 대기하고 있다가 잡는 방법도 있지만, 보통은 몰이 사냥을 한다. 이것은 노루가 살기에 알맞은 산의 사면(斜面)을 3, 4명의 몰이꾼이 산기슭을 향하여 몰이하고 사냥꾼은 산기슭 가까운 계곡에 대기하고 있다가 잡는 방법이다. 노루는 대개 사면을 내려와서 계곡 바닥을 건너 건너편 산으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밖에 특수한 사냥법으로, 노루가 새끼를 낳는 단오 무렵이 지난 뒤 노루새끼의 우는 소리를 모방하여 피리를 불어서 유인, 사격하는 피리 사냥이 있다.
노루 고기는 맛이 좋아서 육포(肉脯)로 많이 만들어 먹었다. 보통 야생 동물의 고기는 봄 · 여름에는 맛이 없고 가을 · 겨울철이 되면 기름이 올라서 독특한 풍미를 발휘하게 되는데, 노루 고기는 오히려 봄 · 여름이 더 맛이 좋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노루피가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하여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조양한 사람, 신경질적인 사람에게는 불면증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뼈를 곰국으로 하여 먹으면 골절통에 절대적인 효과가 있으며, 뿔은 임질(淋疾)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노루는 우리나라에 많이 서식하였고 수렵 때 흔하게 잡히는 동물이었기 때문에 노루에 관한 속담도 많이 생겨났다. “노루 때리던 막대를 삼년 국 끓여 먹는다.”라는 말은 같은 것을 두고두고 우려내어 쓴다는 뜻이고, 한번 보거나 들은 지식을 되풀이할 때는 “노루뼈 우리듯 우리지 말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깊이 자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은 ‘노루잠’이라고 하며, 설고 격에 맞지 않는 꿈 이야기를 할 때는 ‘노루잠에 개꿈’이라고 한다. 또한, 침착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을 할 때는 “노루 제 방귀에 놀라듯”이라고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 충청북도 · 경상북도 · 전북특별자치도 등지에서는 노루가 마을을 바라보고 울면 그 마을에 화재가 생긴다는 속신이 전한다. 또한, 서울 · 경기 지방에서는 약을 사가지고 올 때 노루가 앞을 지나가면 약 효과가 없어진다고 한다.
노루에 관련된 설화도 매우 많다. 전국에 전해 내려오는 「나무꾼과 선녀」 설화는 나무꾼이 포수에게 쫓기는 노루를 구해주고 노루의 도움으로 선녀를 아내로 맞이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밖에도 노루의 보은담은 많이 전해지고 있다. 홍수가 났을 때 노루와 사람을 구해주었는데, 노루는 그 은혜를 갚으려고 황금항아리가 묻힌 곳을 은인에게 알려주었으나 사람은 배신하여 은인을 관가에 고소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포수에게 쫓기는 노루를 숨겨주었더니 노루가 명당 묘지를 잡아주어 그 집안이 흥성하였다는 설화도 있다. 또한, 계모의 흉계로 죽게 된 어린이를 노루가 자기의 간을 내주어 구출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설화에 나타나는 노루는, 은혜를 입으면 갚을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이며, 선녀를 중매하거나 황금이 묻힌 곳 또는 명당자리를 알려주는 등 인간이 모르는 것을 많이 알고 있는 신비한 동물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