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담 가운데 반복담에 속하며, ‘두더지사위고르기’라고도 한다.
동양권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상당히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인도의 경우는 『판차탄트라(Panchatantra)』 및 『카타사리트사가라(Kathasaritsagara)』(11세기 후반) 등의 문헌에 보이고, 일본의 경우에도 『사석집(沙石集)』(1283)에 벌써 유화(類話)의 기록 예가 보이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약 30여 종의 이야기가 채록,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1678)의 기록이 가장 오랜 것이고, 구전 자료도 다소 채록되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한 두더지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윗감을 구하려고 했다. 먼저 하느님을 가장 존귀하다고 생각한 두더지가 하느님께 나아가 간청하니, 하느님은 “내가 비록 만물을 다스리고 있으나 해와 달이 없으면 내 덕을 드러낼 수가 없다.”고 했다.
이에 두더지는 해를 찾아가 간청해 보았다. 해는 “내 비록 만물을 비추나, 나를 가리는 구름은 어쩔 수 없다.”고 하며 사양하였다. 그래서 두더지는 구름을 찾아가 보았으나 구름의 대답은 “내 비록 해와 달을 가릴 수 있으나 바람이 불면 흩어질 수밖에 없으니 바람이 나보다 훌륭하다.”고 하였다.
두더지는 다시 바람을 찾아가 부탁하였다. 그러나 바람은 “내가 구름을 흩어뜨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밭 가운데 있는 돌부처는 아무리 힘을 써도 움직일 수 없으니, 돌부처가 나보다 낫다.”고 대답하였다.
두더지의 간청을 받은 돌부처는 “내 비록 바람을 꺾을 수 있다 하나, 두더지가 내 발 아래를 파헤치면 나는 넘어질 수 밖에 없다. 두더지야말로 나에게는 가장 위대하다.”고 하였다. 두더지는 비로소 자신들이 천하에서 제일 훌륭한 존재임을 깨닫고 결국 같은 두더지를 사윗감으로 정하였다.
이 유형은 각 편에 따라서는 ‘두더지’가 ‘쥐’로, ‘돌부처’가 ‘은진미륵’으로 바뀌는 세부적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진행이 늘 고정적인 형식을 따라 이루어지므로 형식담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이 이야기의 귀착점이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회귀적 진행 형식을 취하는 설화의 유형의 예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다.
이 밖에 ‘누가 더 센가’라는 유형이 하나 더 보고되고 있을 뿐이다. 이 설화는 헛된 욕심으로 자신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고 있다. 또한 이 설화는 속담의 유래담이기도 하며, 분수에 넘치는 허영심 또는 헛된 욕망에 대한 어리석음을 말할 때 '두더지 혼인같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