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은 서기전 4세기 말에서부터 서기전 3세기 초에 걸쳐서 요동으로 진출하려는 연과 대립하였다. 그런데 연은 소왕(昭王) 때의 유능한 장수였던 진개(秦開)에 의하여 동방침략이 크게 진척되어 서기전 3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요하(遼河) 상류에 근거를 두고 있던 동호족(東胡族)을 원정하는 한편, 고조선지역으로 침입해 왔다.
『삼국지』에 인용된 『위략(魏略)』에 의하면, 이 때 연은 고조선의 서쪽 땅 2,000여리를 빼앗고, 만반한이라는 곳에 이르러 고조선과 경계를 삼았다고 한다. 이 만반한은 『한서』 지리지에 보이는 요동군의 속현(屬縣)인 문현(文縣)과 반한현(番汗縣) 두 현의 합칭인 것이 확실하지만, 반한현의 현재 소재지에 관해서는 확실하지가 않다.
다만 문현을 랴오둥반도 서안(西岸)에 소재한 영구(營口)의 남쪽인 개평(蓋平)으로 비정하는 견해와, 반한현을 평안북도 박천(博川)에 비정하는 견해를 따른다면, 결국 만반한은 개평에서부터 박천강 유역을 연결하는 선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