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파종법은 종자를 기준으로 파종된 모양이 직선을 이룰 때는 줄뿌림[條播], 점상을 이룰 때는 점뿌림[點播], 흩어졌을 때는 흩어뿌림(散播), 2개 이상의 씨앗을 섞어 뿌릴 때는 섞어뿌림[混播]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옛 농서(農書)의 풀이는 파종할 토양의 지형을 기준으로 이랑을 지어 그 위에 파종하는 방법을 농종법(壟種法)이라 하고 골에 파종하는 방법을 견종법(畎種法)이라 한다.
이랑이나 골이 없는 평평한 밭에 오늘날의 흩어뿌림과 같이 파종하는 방법을 만종법(縵種法) 또는 만종법(漫種法)이라 한다. 여기의 만(縵)은 평평한 밭이라는 뜻이고 만(漫)은 흩어뿌린다는 뜻으로 그 의미는 서로 연결이 된다.
굴봉이나 따비로 밭갈이를 하던 고대에는 이랑이나 골을 짓기가 어려워 만종법 위주로 씨앗을 뿌리다가 마소를 부려 쟁기를 쓰면서 부수적으로 이루어진 이랑이나 골에 파종하는 방법이 농종법 또는 견종법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 하는 것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우나 추운 겨울을 넘기고 봄가뭄이 계속될 때 맥류(麥類) 등의 월동(越冬)작물은 동사(凍死)와 한해(旱害)를 피하고자 견종법을 쓴다.
우기(雨期)에 골에 침수의 우려가 있는 하작물(夏作物)은 농종법이 좋으나 배수가 잘 되는 비탈밭에는 아직도 목초(牧草)나 잔디 같은 작물을 만종법으로 파종함이 유리하다. 만종법은 시대나 농서에 따라 의미는 같으면서도 그 표현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우리 농서에 영향을 많이 준 중국 농서로 532년경에 편찬된 ≪제민요술 齊民要術≫에서는 만척(漫擲), 1273년에 편찬된 ≪농상집요 農桑輯要≫에는 참깨의 경우 만종, 삼[大麻]의 경우 만척을 혼용하였다.
우리 농서로 1429년에 편찬된 ≪농사직설 農事直設≫에는 살종(撒種) 또는 균살(均撒), 1618년에 편찬된 ≪한정록 閑情錄≫에는 만종 또는 만살(漫撒), 1655년의 ≪농가집성 農歌集成≫ 살척(撒擲)·파살(播撒)·살종(撒種), 1676년의 ≪색경 穡經≫에는 만종(참깨)·만척(삼) 등이 혼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용어가 뜻하는 것은 모두 오늘날의 흩어뿌림인 산파(散播)와 같으며 전통적 표현으로 만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