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부분에는 ‘구황보유방(救荒補遺方)’이라는 제목 아래 ≪구황촬요 救荒撮要≫와 ≪구황보유방≫ 중에서 적절히 초록한 것이 첨기되어 있다.
일설에는 이 책은 ≪종저방 種藷方≫과 같으며, 1813년(순조 13)에 서경창(徐慶昌)이 엮은 것이라고 하나, 내용을 보면 1830년에 신종민(申鍾敏)이 북관육진(北關六鎭)의 경계에서 몇 알의 감자[北藷]를 가져왔다는 기록으로 보아 1813년에 편찬되었다고 믿기는 어렵다. 다만, ≪종저방≫과 내용이 유사한 것만은 사실이며, 여러 이본이 있다.
이 책은 서문·목차·발문 없이 바로 총론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고구마가 구황작물로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들은 재배법과 저장법을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엮는다는 요지로 되어 있다.
이어 종식(種植)항에서는 춘분 뒤부터 7, 8월까지 사이에 심을 수 있으나, 늦게 심을수록 낟알이 작다는 내용과 그 밖에 육묘관리와 심는 거리 등이 기록되어 있다.
경지(耕地)항에는 적지 선택·시비관리·재배시기 및 재식본수 등에 관해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작식(作食)항에서는 생식(生食)·증식(蒸食) 이외에 쪄서 가늘게 썰어 말린 것은 쌀을 대신할 수 있어 죽을 쑬 수도 있으며,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은 떡이나 술, 그리고 장을 담글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만(收蔓)항에는 고구마를 수확할 때 줄기와 잎을 거두어 소·양·돼지의 사료로 쓰거나 건초를 만들어 겨울에 쓴다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장종(藏種)항에서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하되 겨울철에 저장하는 요령과 주의사항을 기록하고 있으며, 제승(諸勝)항에서는 고구마의 열두 가지 장점을 들고 있다.
저종생건변혹설(藷種生乾辨惑說)항에는 고구마가 저온에 약하므로 겨울철에 자칫 저장을 그르치면 부패한다는 것과, 월남(越南:지금의 미얀마)에서는 반드시 그늘에서 말린 뒤에 저장한다는 내용과 우리 나라의 강진·해남은 월남과 비슷한 기후임에도 씨고구마 저장에 어두워 재배면적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 및 씨고구마 선택의 요령 등을 기록하고 있다.
감저계고(甘藷稽古)항에서는 ≪본초강목≫이나 ≪이물지 異物志≫ 등 옛 서적의 기록을 참고하여 그것을 기술적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어서 북저경종설(北藷耕種說)에서는 감자의 시험 재배 경위와 북저의 생성 등을 기록하고 있으나, 대부분 재배법은 남저(南藷:고구마)와 거의 같고 경엽이 약간 직립인 점과 월동 저장온도가 남저에 비해 낮다는 것, 그리고 만식 조숙성이라는 점이 특별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감자를 함경도의 육진에서 신종민이 도입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 책은 고구마의 재배와 성상(性狀) 등에 관해서 매우 과학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김사승의 시험 재배는 건조한 곳과 습한 곳에서 비교 시험한 것으로, 결과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농업기술개량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