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末老)는 탐라국(耽羅國: 지금의 제주특별자치도)의 태자이다. 가계는 자세히 밝혀져 있지 않다.
말로는 938년(태조 21)에 탐라국 태자로서 고려에 찾아와 조회하였다. 고려 태조는 말로에게 성주(星主) · 왕자(王子)라는 작위를 주었다. 탐라국은 독립국으로 476년(백제 문주왕 2)에 처음 사자를 보내 조공을 하였고, 이후 662년(신라 문무왕 2) 신라와 관계를 맺었다. 탐라국은 925년(태조 8) 고려에 특산물을 처음 보냈다. 이후 말로의 조회와 작위 수여로 본격적인 관계가 열리게 되었다.
「성주고씨가전(星主高氏家傳)」에 태조 왕건의 후삼국 통일 직후의 탐라국 성주는 고자견(高自堅), 왕자(王子)는 양차미(梁且美)로 나온다. 당시 탐라국은 한 세대에 한 번씩 조회하기로 하였는데, 태조는 그들을 특별히 대우하여 낮에 세 번씩 접견하였다고 한다. 음식과 접대하는 범절이 거의 임금과 비슷하게 하였고, 데리고 온 사람과 사공에 이르기까지 물품을 내려주어 우대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말로를 보낸 사람이 고자견, 양차미라고 보기도 한다.
고려가 부여한 성주 · 왕자 작위는 탐라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탐라국은 일종의 조공을 바치는 제후국의 위상을 지녔다. 성주 · 왕자의 호칭은 이후 1105년(숙종 10)에 탐라군(耽羅君)으로 개칭하여 탐라국이 고려의 군현(郡縣)으로 편제될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