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경에 간행된 판본 『매헌선생실기(梅軒先生實記)』에 실려 있다. 뒤에 간행된 『매행양선생입조실록(梅杏兩先生立朝實錄)』과 『매헌선생문집(梅軒先生文集)』에는 실리지 않았다.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68세 때인 1503년(연산군 9)경에 지은 것이다.
「매창월가」는 모두 19구로 된 비교적 짧은 형태의 단형가사이다. 가사의 정격구(正格句)인 4율어구와 아울러 2·3율어구가 다양하게 올 섞인 이형적(異形的) 율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구의 조화로운 배포(排鋪)로써 율격의 균제미(均齊美)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서사(序辭)로서의 기구(起句)와 본사(本辭)로서의 승구(承句)를 이어 고유시의 독특한 율격 단위인 척구(隻句)가 수반된 전결구(轉結句)를 결사(結辭)로 마무리한 정제된 형태의 정격가사이다.
이 가사는 매(梅)·창(窓)·월(月)에 대한 체험적 의미로써 감발된 시정(詩情)이 보다 경험적이고도 지적인 의미를 더하여 구체적인 사상(事象)으로 분리되면서 시정이 확산되어 임포(林逋)와 매(梅), 도잠(陶潛)과 창(窓), 이백(李白)과 달[月]을 대응시켰다.
매·창·월이란 자연과 조형(造形)을 인격화하여 문답하는 기법으로 고인(古人)들의 탈속(脫俗)과 은일(隱逸)과 낙천적인 생활의 경지를 동경하고, 그 시정을 마음껏 기리고 그렸다. 거기에 자신의 시정을 기탁하여 고인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삶의 덧없음을 슬퍼하며 세속을 떨치고 풍류로운 청담(淸談)으로 생왕(生旺)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은일 자적(自適)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뛰어난 기교와 격조 높은 시취(詩趣)로 한 폭의 그림처럼 표백(表白)된 시상(詩想)을 형상화한 한정가사(閑情歌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