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상(物像)의 뼈[骨]인 윤곽 필선이 ‘빠져 있다(沒)’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채색법의 일종으로 구륵법(鉤勒法)과 반대되는 수법이었으나, 수묵화가 보편화되면서 색채뿐 아니라 수묵으로도 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 농담(濃淡)만으로 형태를 나타내는 경우 몰골법이라 부르게 되었다. 화조(花鳥)나 화훼(花卉)·초충(草蟲) 분야의 기법에 주로 쓰인다.
중국의 전통적인 선조(線條) 중시의 구륵법에 비하여, 남북조시대 때 서역을 통하여 유입된 이란과 인도 계통의 요철법(凹凸法)에 토대를 두고 형성되었다. 양나라의 장승요(張僧繇)와 당나라의 양계(楊界) 등에 의하여 이어져 오다가 오대(五代)와 북송 초기에 이르러 서희(徐熙)·서숭사(徐崇嗣) 등에 의하여 ‘서씨체(徐氏體)’ 또는 ‘야일체(野逸體)’로 지칭되는 화조·화훼 분야의 기본 양식으로 정착되었다.
북송대 이후 수묵화와 문인화의 성행에 따라 보다 생기발랄하고 사의성(寫意性)을 띤 몰골법이 문인들의 취향과 밀착되어 주류를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저총(角抵塚) 씨름도의 수목도(樹木圖)를 비롯하여 고구려 고분벽화의 수지법(樹枝法)에서 몰골법의 초기적인 양상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까지는 구륵법에 비하여 큰 세력을 누리지 못하다가, 조선 중기부터 구륵과 몰골의 절충 양식과 더불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조속(趙涑)을 비롯한 조선 중기의 수묵사의화조화가(水墨寫意花鳥畫家)들과 조선 후기의 심사정(沈師正)·김홍도(金弘道), 말기의 홍세섭(洪世燮)·장승업(張承業) 등의 화조화법에서 이 기법이 잘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