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전등목록(東域傳燈目錄)』·『홍경록(弘經錄)』 중경부(衆經部)에는 3권이라 하였고, 『내량록(奈良錄)』에는 2권이라 하였으나, 상권만 현존한다. 현재 일본의 다이쇼대학(大正大學)·교토대학(京都大學)·오타니대학(大谷大學)에 고초본이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큰 분단을 나누지 않고 본문의 해석을 시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장 집중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법장비구(法藏比丘)의 사십팔대원(四十八大願)에 관해서이다. 극락정토를 건설할 것을 발원(發願)한 법장비구가 예토(穢土: 우리가 사는 속세)를 근거로 성불의 인과를 닦는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그 본원(本願)이 철저히 중생제도에 있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다음으로는 불국토의 장엄과 공덕에 관한 서술로, 이 점은 경흥(憬興)의 저술과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아 유식(唯識)의 법수(法數)를 존중하면서도 대승보살정신의 함양과 실천을 강조하였다. 특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해설하면서 객관적인 대상이 모두 공하다고 보는 법공(法空)의 지혜를 드러내는 것이 무생법인이라고 주장하였고, 반야(般若)의 이론도 도입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 책에서는 『유가론(瑜伽論)』·『대지도론(大智度論)』 등의 설과, 신라 승려 순경(順憬)·법위(法位)·영인(靈因) 등의 설을 널리 인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승려 혜원(慧遠)의 학설을 법위의 학설에 대비시킴으로써 반박의 근거로 삼은 점 등은 그가 본질적으로 원측(圓測)·순경·법위 등 신라 유식학(唯識學)의 학설을 계승한 인물이라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이 책의 학설은 일본의 유식학계에 널리 인용되고 있는데, 특히 요혜(了慧)의 『무량수경초(無量壽經抄)』에는 무려 96회나 인용되고 있다. 이 책의 설을 인용한 일본 승려로는 원신(源信)·양충(良忠)·양영(良榮)·성총(聖聰) 등이 있는데, 그들의 인용구는 모두가 현존하는 상권의 구절이다. 따라서 지금 전하지 않는 하권은 이미 원신의 시대인 10세기 초에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