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제주도에서 많이 쓰인다. 제주도에서는 육지와 달리 물허벅을 바구니로 된 물구덕에 넣어 밧줄로 등에 져서 식수를 나른다. 제주도는 본래 바람이 세고 돌이 많은 고장이라, 물허벅을 머리에 이고 나를 경우 자칫하면 돌에 채거나 바람에 쓰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와 같이 등에 져서 운반하는 것이다.
이 고장에서는 식수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짐짝 같은 것도 등에 져서 나르는 것이 풍속으로 되어 있다. 잔칫날이 되면, 제주도에서는 동네 부녀자들이 모두 합심하여 식수를 길어다 주는 것이 큰 행사처럼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제주도가 예로부터 식수가 귀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부녀자들이 잔칫집에 식수를 길어다 줄 때는, 자기집의 물허벅과 물구덕을 들고 나와 한 항아리에 두세 사람의 물허벅을 맞대어 물을 부어넣는다고 한다. 항아리에 물을 부을 때는, 물허벅을 지고 선 채로 손하나 대지 않고 어깨넘어로 꺼꾸러지게 해서 항아리에 물을 부어넣음으로써 시간과 공력을 줄이고 있다.
물허벅의 허벅이라는 말은 바가지라는 뜻의 몽골어 '허버'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